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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2005)

2008/09/29 23:50, 글쓴이 카카달려
pgr에서 놀다가 누군가 요즘같은 때에 방송사에서 이 영화 왜 안틀어주냐면서 "마우스 헌트"를 이야기하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요즘 같은 시국에는 브이포벤데타 같은 영화가 딱이네요." 하고 댓글을 단 적이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요즘 상황이 영화의 배경과 같은 압박과 왜곡으로 뒤덮인 것도 아니고(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다소 과장된 희망사항을 굳이 영상으로 나타내자면 브이 포 벤데타랄까... 영화를 본 감상을 허투루 휘갈겨쓰고 싶진 않고... 네이뇬 블로그를 뒤지면 좋은 글 많으니 관심가면 한번쯤 검색해보시고...

하지만 한가지, 인상깊었던 것은 역시 워쇼쇼키 형제가 각본을 쓴 영화라 그런지 대사 하나도 날림으로 쓰지 않았다는 게 꽤 와닿았다.



(약 31초 부분부터 시작된다.)

Voila!

In view, a humble vaudevillian veteran...
...cast vicariously as both victim and villain by the vicissitudes of fate.
This visage, no mere veneer of vanity...
...is a vestige of the vox populi, now vacant, vanished.
However, this valorous visitation of a bygone vexation stands vivified...
...and has vowed to vanquish these venal and virulent vermin vanguarding vice...
...and vouchsafing the violently vicious and voracious violation of volition.
The only verdict is vengeance, a vendetta...
...held as a votive not in vain, for the value and veracity of such...
...shall one day vindicate the vigilant and the virtuous.
Verily, this vichyssoise of verbiage veers most verbose.


주인공인 브이가 이비를 처음 만나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의 대사이다. 보면 알겠지만, 저 짧은 문단안에 V로 시작하는 단어(검은색 굵은 글씨로 표시된 단어)가 무려 46개나 된다. of나 is, a와 같은 접속사나 관사따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다 -_-;;

그야말로 귀에 착착 감겨오는 휴고 위빙의 대사처리과 함께 난무하는 V발음을 듣고 있노라면 한편의 과격한 시를 듣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이다. 영화 극후반 지하 액션신과 함께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2008/09/29 23:50 2008/09/2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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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최고의 전쟁영화 3편

2008/03/20 23:57, 글쓴이 카카달려
난 밀덕후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밀리터리 매니아의 범주에 속하는 부류의 인간이다. 그렇다고 얼룩무늬 밀리터리룩을 즐겨입거나 모델건을 수집하는 건 아니고, 그냥 그런 게임이나 영화같은 걸 좋아하는 정도. 어쨋든 갑자기 삘이 꽂혀서 그동안 내가 본 전쟁영화 중 가장 재미있었던 녀석 3편을 골라보기로 했다.

크림슨 타이드 (Crimson Tide) / 1995년 / 감독 : 토니 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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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부터 핏빛 일색

나머지 2편의 영화가 죄다 지상전, 즉 "땅깨"의 싸움이 배경이라면 이 영화는 수중전, 다시 말해 잠수함끼리의 싸움이 배경이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크림슨 타이드(진홍색 조류)"는 해석 그대로 바다가 모두 피로 물들어버릴 정도로 급박한 상황을 의미하는 미국 군사용어이며, 영화상에서는 자칫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지도 모를 긴박한 상황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 격렬한 소용돌이 한가운에 있는 잠수함 안에서의 함장과 부함장 사이의 암투를 동시에 나타낸다.

이제 나이 80을 눈앞에 두었지만 카리스마 하나는 "킹왕짱"인 "진 핵크만"이 램지 함장역으로, "크림슨 타이드", "맨 온 파이어", "데자뷰" 등 히트친 영화수에 비해 이름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덴젤 워싱턴"이 부함장 헌터역으로 출연해 제대로 된 카리스마 대결을 볼 수 있다. 러시아에서 핵무기를 발사하려 한다는 사실에 핵무기 발사명령을 받은 핵잠수함 "알라바마"호의 램지 함장. 차근차근 핵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던 도중, 중요한 전문을 수신중이던 통신기가 고장이 나면서 뜻이 모호한 수신문만이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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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사람의 카리스마 대결이 볼만하다

핵무기 발사를 계속 진행하라는 건지 중지하라는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부함장은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반드시 전문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부함장을 실전경험없는 하찮은 흑인 정도로만 생각하는 램지 함장은 의미없는 전문이라며 발사를 속행하려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의 두 사람이 충돌하면서 함장은 부함장에 의해 직위해제 당하기에 이르고, 운나쁘게도 알라바마 호는 함장의 공백 탓인지 적함수함의 어뢰에 큰 피해를 입게 되는데...

비록 다른 영화들과 같은 화려한 총격전은 없지만, 수심 수백 수천미터 아래 좁고 밀폐된 잠수함이라는 특수한 배경속에서 펼쳐지는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는 상당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극 중후반에 펼쳐지는 잠수함끼리의 어뢰전이 영화의 백미.

블랙 호크 다운 (Black Hawk Down) / 2002년 / 감독 : 리들리 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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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작 포스터에 나온 헬기는 다른 기종 -_-;;

이 영화의 제목에도 들어있는 "블랙 호크"는 미국 헬기(UH-60)의 별칭으로, 전투지역에 신속하게 무장병력을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제목만 보면 한마디로 이녀석이 격추를 당해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 영화란걸 알 수 있다. 실제로도 이 영화의 스토리를 보자면 소말리아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도중 블랙호크 헬기가 격추되면서, 적진 한가운데 고립된 전우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미군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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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이런 환경이랄까 -_-;;

사실 내가 이 영화를 접하게 된 계기는 바로 "군대"였다. 아직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근무했던 28사단 신교대에서는 3~4주차쯤 사기진작을 위해 영화를 한편 보여주는데, 그게 항상 "블랙 호크 다운"이었다. 나랑 17개월 차이였던 고참도 그랬고, 나랑 21개월 차이났던 부사수도 그랬던걸 보면...부대 해체될때까지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_-;; (사기진작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군생활 20개월 넘게 남은 놈들한테 이런거 보여준다고 해서 "씨바 군생활 존나 열심히 해야지"할 놈이 과연 있을지는 의문이다...있으면 말뚝 박아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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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운데 이완 맥그리거. 비중 존내 없음 -_-;;

출연진도 화려하다. 주연으로는 "진주만"으로 유명해진 "조쉬 하트넷"이 유능하고 신뢰감있는 분대장으로 출연하고, 조연으로도 다른 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어리버리한 병사역의 "이완 맥그리거"도 보이고, 수송차량을 지휘하는 중령으로 "톰 시즈모어", 딥 임택드와 아마게돈에서 각각 출연했던 "론 엘다드", "윌리엄 파츠너" 등이 그런 인물들이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인 "24"에서 대통령 경호실장, "트랜스포머"에서 육군 대령으로 출연하셨던 "글렌 모슈어" 등등... (하여튼 이놈의 헐리웃 영화는 보다보면 중뷁이 수두룩...) 재미있는 것은 지금은 최고의 헐리웃 배우 중 하나로 성장한 "올랜도 블룸"이 단역으로 출연한다는 사실! 반지의 제왕이 2002년 개봉했으니까 아직 뜨기 전이었나 보다. 단역인만큼 영화 초반에 어이없게 헬기에서 떨어져 꼴까닥 -_-;;

이 영화의 주제는 한 단어로 요약이 가능하다. "전우애".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속에서 부상당한 전우를 구한다거나, 격추당한 헬기의 승무원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적진속으로 달려들어가야 하는 상황, 적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전우들을 위해 적진의 한가운데로 수송차량을 끌고 들어가야하는 상황 등등... 얼핏 보면 죽고 죽이고 쏘고 터지고 부수기만 하는 영화로만 보이기가 쉽지만, 뜨거운 전우애 앞에 녹아내리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보고 있자면 감동을 받을 "수도" 있다. (눈물을 흘린다면, 밀덕후이거나...군의식이 투철하신 분이리라) 어쨋든 밀덕후라면 필히 챙겨봐야 할 수작.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 / 2001 / 감독 : 톰 행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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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운데가 윈터스랑 닉슨이겠지?

지금까지 나온 전쟁영화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영화는 아니고 다큐멘터리 드라마(우리나라로 치면 미니시리즈 정도?)라고 할 수 있을 듯. 그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공동제작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찍고 삘받은 톰행크스가 남은 소품 버리기 아까워서 찍었다는 후문(?).

제 2차 세계대전시 실존했던 101공수사단 506연대 2대대 E중대(Easy중대)의 대원들이 주인공인데, 스토리 자체도 생존인물들의 증언(실제로 매화 오프닝에 실제 인물들의 독백장면이 삽입되어 있다)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되었고 캐스팅 단계부터 최대한 닮은 인물로 캐스팅을 했다하니, 사실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총상이나 폭탄 투하로 인한 각종(?) 부상도 리얼하게 표현되는데, 그 퀄리티가 장난이 아니다. 목이나 얼굴의 총상은 물론 다리 절단, 상/하반신 분리(?) 등도 엄청 사실적으로 나온 탓에 끔찍한 거 마다하지 않는 나에게도 좀 충격적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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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분!!

재미있는 것은 극 초반 중대장인 "소블" 대위역으로 "데이비드 쉼머(David L. Schwimmer)"가 출연한다는 사실! 누군지 모른다고? 유명한 미국 시트콤인 "프렌즈"에서 "로스"역으로 출연했던 어리버리하게 생긴 사람을 기억하는가!! 프렌즈에서도 허우대만 멀쩡하지 쫌팽이에다 소심남으로 나오지만, 밴드 오브 브라더스마저도 훈련할때는 어떻게든 중대원들 꼬투리 잡아서 괴롭힐 궁리만 하는 주제에 실전에만 나가면 어리버리까는 무능한 장교로 출연한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자기 꼬봉이었던 윈터스에게 경례안한다고 갈굼까지 먹는다는...불쌍한 소블 -_-;;)

그렇다고 사실성만 뛰어난 것은 절대 아니다.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온 이지 중대원들이 전쟁을 겪으면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 극한 상황에서 서로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전우애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노르망디 상륙 후방지원 작전, 마켓 가든 작전, 바스토뉴 전투, 파리 점령, 베를린 입성, 독수리 둥지 점령과 같은 전투를 거치면서, 딕 윈터스가 소대장(소위)부터 시작해 대대장(소령)에 이르기까지... 2차 세계대전을 거치는 이지 중대원들의 모습을 함께 따라다니다 보면, 10시간이라는 시간은 눈깜짝할 새에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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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소남 윈터스와 중대원들

더욱더 재미있는 것은 동일한 스탭들이 2009년 방영을 목표로 현재 후속작을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 이번엔 태평양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던 미 제 1해병대를 다룬다고 하는데, 정말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스피어스 대위 좀 다시 출연시켜 주셈)

한줄요약 : 윈터스 완소!!

2008/03/20 23:57 2008/03/2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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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현실적이기에, 그래서 더한 공포, "검은 집"

2007/12/21 03:57, 글쓴이 카카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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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릴적 부모님 손을 꼭잡고 무서운 영화의 한장면을 이불속에서 본 적이. 무언가 깜짝 놀랄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데도 시선을 뗄 수 없었던 적이. 보고나서는 후회하고 며칠동안 혼자서 어두운 화장실도 가지 못했던 적이 말이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난 호러나 공포영화를 그리 즐기지 않는다. 원체 소심하고 겁이 많은지라... 하지만 공포영화란게 다 그렇지 않은가. 무서운줄 알면서, 끔찍한 장면에 인상쓰게 될 줄 알면서, 갑작스런 등장에 화들짝 놀라게 될 줄 알면서도 자꾸 보게 되는 것이 공포영화의 매력인 것이다.

가뜩이나 겨울이니 크리스마스니 해서 가뜩이나 옆구리가 시린 나의 간담을 서늘케 한 오늘의 작품, "제 4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 수상작"에 빛나는, "초대되는 순간, 당신의 심장은 얼어붙는다", 바로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이다.

극히 현실적인, 그래서 더 무서운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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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제목만 봐서는 현실적인 느낌이 그다지 풍기지 않는다. 뭐 대충 "시커멓게 생긴 집에 예전에 살던 귀신이 붙어있는데, 이사온 사람들이 이런저런 풍파를 겪으면서 귀신에 얽힌 비밀과 사연을 파헤치게 되고, 결국은 이래저래 잘살게 된다......" 이런 시나리오가 떠오를법한 제목이다.

하지만 내용은 전혀 딴판이다. 등장인물 하나의 직업부터 성격, 심리묘사를 비롯한 모든 설정이 지극히 현실적인 냄새를 풍긴다. "엑소시스트"와 같은 영화는 무섭기는 하지만 적어도 실생활에 적용(?)될만한 류의 공포는 아니다. 하지만 "검은 집"을 보고나면 엘리베이터와 같은 평범한 공간조차 공포의 대상으로 보일법 하다.

"검은 집"의 현실감 넘치는 공포는 극중 몇가지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마침내 검은집에 몰래 침입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살아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신지, 마지막 회사에서 엘리베이터와 계단에서 벌이는 치열한 두뇌싸움과 범인과의 사투 장면은 글만 읽고 있어도 그 공포감과 긴박감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세세히 묘사되어 있다.

특히 열쇠를 훔쳐 신지를 죽이기 위해 집에 침입한 범인의 존재를 알아챈 장면, 밖의 공중전화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어 중얼거리는 범인의 음성을 듣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우연히 죽음을 피한 주인공의 겁먹은 심리와 명백한 살의가 느껴지는 범인의 섬뜩한 목소리를 생생히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간의 탈을 쓴 괴물, "사이코패스"
귀신이나 악령 등 초현실적인 "싸이코패스"라는 심리학적 요소를 다룸으로써 작품의 현실성은 한층 더해진다. "싸이코패스"라는 타인의 아픔, 고통 따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실존(實存)하는 존재이다. 실제로 연쇄살인마 중 상당수가 싸이코패스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고 한다.

"검은 집"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프로이트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화제가 되었던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이 연상된다. "싸이코패스"라는 심리학적인 병을 소재로 삼은 탓도 있지만, 미요시라는 심리학자의 등장, 심리치료사인 여자친구, 문집에 실린 글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부분 등에서 프로이트의 심리분석학을 바탕으로 씌인 소설 "살인의 해석"이 연상되는 것이다.

은 듯 다른 듯, 영화 [검은 집]
이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가 있으니, 바로 황정민 주연의 동명영화 [검은 집]이다. 신지 역에 황정민, 고모다 역에 강신일, 사치코역에 유선이 캐스팅되어 열연을 펼쳤는데, 개인적으로 원작에서 느꼈던 공포를 거의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나름 만족스러운 구성이었다.

영화의 큰 틀은 원작과 동일하다. 보험회사 직원인 남자 주인공과 심리치료사(의사)인 여자친구, 보험금을 원하는 부부와 자살한 아들 등 인물 구성이나 스토리 진행은 모두 동일하다.

물론 사소한 부분에서는 원작과 다른 부분이 눈에 띈다. 원작에선 다조 꼬질꼬질(?)하게 묘사되었던 사치코가 영화에선 엄청 예쁘게 나왔다던가(물론 배우가 이뻐서이지만), 마지막 사투(?)의 장소가 회사가 아닌 병원이라던가, 원작에서는 없었던 미요시가 범인에게 당하는 장면이 있다던가 하는 것들이 차이점이다.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결말이다. 원작에서 마지막 한줄, "악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것을 영화에서는 다르게 해석해서 한층 더 여운을 남기는 쪽으로 결말을 지었다(소설과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쪽 결말이 더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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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상상하는 재미를 준다면, 영화는 역시 영상미가 있기 때문에 흡입력이 더 강하다. 특히 "검은 집"에서는 배우들의 열연 덕도 있지만 황정민이 자살한 아이의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 마침내 살육의 현장을 발견하는 장면, 토막난 시체를 발견하는 순간의 섬뜩한 화면전개와 팝업(!!)하는 듯한 화면전환은 불끄고 볼륨높여서 본다면 멀쩡한 사람마저 심장마비를 일으킬만큼 충격적이다(죽을뻔 했음 -_-;;).

난 원래 책을 검색을 통해 찾기보다는 읽은 책의 표지에 실린 광고,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같은 출판사의 다른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앞으로 일본 호러문학의 거장이라면 기시 유스케의 다른 작품들을 접해볼 작정이다. 같이 해보실라우?
2007/12/21 03:57 2007/12/21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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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의 미학, 본 얼티메이텀(Bourne Ultimatum)

2007/09/27 19:08, 글쓴이 카카달려
흔하디 흔한, 첩보라는 이름의 원맨쇼 영화는 아니다.

XIII(코드네임 13) 라는 게임이 있었다. 게임의 주인공인 써틴은 기억을 잃은 상태로 해안 구조대원에 의해 구조된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살해당하고, 써틴은 자신의 기억을 되찾아가는 여정을 거치면서 자신이 특수요원이었던 사실,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비밀을 밝혀내게 된다. 첩보 영화의 새 지평을 연 본(Bourne) 시리즈와 같은 스토리.

주인공인 제이슨 본이 보여주는 액션은 007과 같은 화려하거나 시끌벅적한 액션과는 틀리다. 좁은 공간에서도 아기자기하면서도 박진감넘치는 어찌보면 성룡식  큐티(?)액션에 가까울 뿐더러, 1편에서 상대 저격수를 잡는 장면이나 2편에서의 자동차 추격신 등에서 보이듯 넓은 공간에서도 꼭 무언가 꽝하고 폭발한다거나 하는 식이 아닌 쉴새없이 바뀌는 스피디한 화면 전개와 편집으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전지전능한 주인공이 무턱대고 문을 박차고 들어가 폭 몇개 까넣고 기관총을 난사해대면 픽픽 쓰러지는 히어로식 액션 영화가 아니란 말이다. 이름만 스파이였을뿐 스토리 전개는 전형적인 람보 영화였던 기존의 첩보 영화들과는 맥락을 달리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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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층 원숙해진 모습의 맷 데이먼

떨림의 미학 + 간결함 = 본 얼티메이텀

1, 2편에서도 보여주었던 이른바 아날로그 식의 액션은 3편에서도 계속된다. 쉴새없이 터지고 부서지고 쏴대는 시끌벅적한 스타일이 아니라 고요한 가운데 바람을 가르는 주먹소리가 귀에 쏙쏙 박히는 식의 액션은 영화의 백미(白美)라고 할 수 있는 상대 킬러와의 1:1 맞대결에서 절정에 달한다. 좁은 방에서 벌어지는 격투신에서 화면은 마치 격투장면의 긴박감을 그대로 전해주려고 의도라도 한 듯 쉴새없이 흔들리고 쉴새없이 바뀐다.

영화에 긴장감과 긴박감을 더하기 위해 화면에 진동을 넣는 방식은 이미 많은 영화에서 선보인 바가 있으나 본 얼티메이텀에서 그 효과는 절정에 달한다. 본과 상대방 킬러가 책이나 촛대, 면도칼 같은 소도구를 이용해 펼치는 초근접전은 성룡식의 아기자기함을 느끼게 하고, 또렷히 들리는 바람을 가르는 주먹소리, 상대방에게 잡혀 비틀린 손목을 온몸을 회전시켜 푸는 식의 액션은 오우삼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여백의 미라고 했던가. 무조건 꽉꽉 채워 이목을 끄는 것보다 오히려 여백조차 하나의 "내용"으로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 싶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지나치게 심오하지 않은, 화면의 떨림조차 영화의 재미로 인도하는 간결함, 오늘날 화려한 CG와 첨단 무기들로 무장한 액션 영화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그 하나의 "가치"때문에라도 본 시리즈는 "짱"이다.

2007/09/27 19:08 2007/09/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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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의 마지막!! 본 얼티메이텀(Bourne Ultimatum)

2007/08/20 03:52, 글쓴이 카카달려



자신을 훈련시킨 CIA 소속의 극비기관, 트레이드 스톤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던 전직 암살자 제이슨 본. 그는 과거 보트 위에서 주요 인물을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중 어린아이에 마음이 흔들려 오히려 목표로부터 총을 맞고 기억 상실증에 걸린채 구조된다. 그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CIA의 집요한 추적, 목숨을 걸고 그로부터 도망치려 하는 제이슨 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원래부터 3부작이었으며, 1부와 2부격이었던 본 아이덴디티(Bourne Identity)와 본 슈프리머시(Bourne Supremacy)를 워낙 재밌게 봤던 터라 3편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드랬다. 그런데도 한동안 소식이 없어 이연걸의 의천도룡기 처럼 짬되는게 아닌가 우려했던 터라... 정말 기뻤다.

빠르면서도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스피디한 전개, 화면 전개. 세계의 주요 도시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쫓고 쫓기는 첩보전. 와장창하거나 우당탕하게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뭐랄까...절도있는 액션. 맷 데이먼은 이제 액션 전문배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연기에 물이 오른 듯 하다.

그리고 1편에서 단순히 트레이드 스톤의 파리 연락책 요원으로 그다지 비중이 높지 않았던 역할의 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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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키역의 줄리아 스타일즈

2편에서 본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찾고 목숨을 건지는데 도움을 주더니, 3편에서는 아예 그가 목숨을 내놓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다고 한다. 그냥 좀 섹시하고 이쁜 여자라서 나온줄 알았떠니 -_-;; 3편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난 이쁜 여자 안나오면 여간해선 잘 안보거든 ㅎㅎ)

한때 동료였던 자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본은 끝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 궁금증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2007/08/20 03:52 2007/08/20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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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할머니...[사토라레 (サトラレ Tribute To A Sad Genius)]

2007/08/16 04:06, 글쓴이 카카달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물이야 깨끗하기만 하면 열길이든 백길이든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속이란 것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설사 보인다 하더라도 남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자신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말이다.

사토라레는 2003 11월에 개봉한 개봉한 일본 영화로서, 모토히로 카츠유키가 감독을 맡았다는데 어떤 사람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_-;; 어린 시절 비행기 추락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비행기 잔해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사토미 겐이치는 이른바 사토라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이 단어는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이 주위 사람들에게 들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내가 만약 투명인간이 된다면, 내가 만약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과 같은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상황을 소재로 하여 영화는 이야기한다.

영화 [여자가 원하는 것(What Women wants)]과 같은 영화에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거나 하는 소재는 나왔으나, 자신이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들린다는 것은 상상이 잘 가지 않았었다. 그저 예쁜 여자를 보고 사귀어보고 생각한다거나, 정말 싫어하는 상사앞에서 속으로 욕을 퍼붓는다거나 하는 것이 그대로 상대방에게 들린다고 생각하면정말 끔찍하다. 영화도 그러한 상상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입사 시험을 휑~한 교실에서 혼자 치는 모습, 그의 생각 한조각에 그날의 매출이 결정되는 사내 식당 주인 아저씨, 그의 생각을 컨닝해서 과장에게 정답을 말하는 인턴이나, 그것을 모두 알고 있는 과장의 모습, 급기야 그가 짝사랑하는 미카에 대한 마음을 접게 만들기 위한 가짜 축제 연출까지. 영화는 만약에 사토라레가 실존한다면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연출하고 있다.

영화의 자세한 스토리는 스포일러니까 패스. 다만 영화는 영화 마지막 부분, 여주인공인 요코의 메일 내용에 함축적으로 나와있듯이 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에 관한 생각을 담고 있다.

요즘 시대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 보이지 않는 일이 많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이것 때문에 괴로워하는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이런 시대가 사토라레들을 태어나게 하는지도...

바로 전에 포스팅한 만화책 보면서 눈물 흘려본 적 있나요에서 밝힌바 있지만, 난 나름 감성파여서 만화든 영화든 보고 눈물 흘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감동적인 장면에서 눈물 흘리는 건 남녀노소하고는 관련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정작 내가 군대시절 내무실에서 후임들의 놀림을 받아가며 눈물 흘리면서 영화를 봤던 이유는, 이러한 참신한 소재나 주제가 아니라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었다.

영화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창작물이 그렇겠지만 영화의 클라이막스, 절정은 마지막 부분이다. 사토라레도 마찬가지이다. 할머니의 췌장함 수술을 직접 하게 된 사토미. 뛰어난 실력으로 성공적으로 수술을 진행하였으나 병이 너무 진전되어 더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할머니를 구할 수 없음을, 할머니와의 이별을 기다려야만 하는 현실에 사토미는 절망한다.

할머니, 이대로 닫을게, 미안해, 할머니

그렇게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몰랐다니..이렇게 아플줄은 정말 몰랐어

할머니, 정말 미안해, 이렇게..이렇게 난도질해서

정말 미안해, 할머니, 미안해, 할머니

전혀 몰랐다니...

더 이상 어떻게 손을 써볼수도 없는, 할머니는 어린시절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었지만 자신은 할머니를 구할 수 없는, 할머니에게 수술이 잘 되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할머니에게 모든 진실을 말하고 있는 사토미는 할머니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끝내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린다. 아무도 없는 병원 옥상에서 무릎꿇고 오열하는 사토미.

난 할머니를 구하지도 못했는데...뭐가 고맙다는거야

할머니할머니..나한테 고맙다고 하지마. 바로 옆에 있었으면서도 도와주지도 못하고

미안해,할머니. 난 아무것도...할머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해, 할머니. 왜 더 늦기 전에 알지 못했을까..

미안해, 할머니. 정말 미안해, 할머니

미안해...할머니....

아마 당신이 여자친구를 울리고 싶다. 이 영화를 여자친구랑 같이 보면 직빵이다. 남자인 나도 우는데 여자라고 안울쏘냐 -_-;;

그리고 대단원의 마지막 장면. 병원에 남아 할머니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게 된 사토미. 산들거리는 바람에 벚꽃이 휘날리는 어느날, 사토미는 할머니를 등에 업고 산책을 나선다. 이별이 다가온 것을 느끼듯 괜찮다고, 고맙다고만 하는 할머니와 사토미 앞에 아름다운 벚꽃의 향연이 펼쳐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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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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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6 04:06 2007/08/16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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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변신한다! 【트랜스포머(Transformer)】

2007/07/21 22:07, 글쓴이 카카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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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애들이나 좋아할 법한 주제의 영화라는 사실이 더 끌렸을지도

오늘에서야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트랜스포머를 봤습니다. 뭐 이런 류랄까...하여튼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볼때는 즐겁지만 남는건 없는 그런 영화라는 평이 많았습니다만... 전 원래 꼭 영화란게 보고 뭔가 감흥이나 교훈을 얻어야만 하는 것이라고는 그다지 생각치 않는 편이라서...

과연 재밌더군요. 시나리오는 뭐 별로 볼게 없었습니다만, 과연 CG하나는 최고더군요. 자동차나 비행기, 트럭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과연 세계최고의 CG라고 할 법 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만화영화에서 나오던 변신은 뭐랄까...딱딱 들어맞는다고 해야할까? 아 이 자동차가 저렇게 변신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트랜스포머에서의 변신과정은...한마디로 자동차가 조각조각 난 다음에 다시 로봇으로... 빚어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후딱후딱 변신해 버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표현이 좀 이상하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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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빌딩에 BLOG가 보이는가?


제가 생각하기에 트랜스포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어린시절 즐겨보았던 각종 맨(후레시맨, 마스크맨, 바이오맨), 그리고 볼트론, 다간, 선가드, 로봇수사대 K캅스 등의 각종 SF 로봇 애니메이션들의 영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간제트가 그레이트 다간으로 변신하던 순간 TV앞에서 쾌좨를 불렀던, J(K)데커드가 백만분의 일의 확률을 극복하고 극적으로 합체에 성공하던 순간의 희열, 지구인들의 기원의 힘이 모이고 모여 그레이드 다간이 황금색으로 물들어 적의 보스를 물리칠때의 쾌감이 우리 머리속에 각인되어 오늘날 트랜스포머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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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우리를 열광하게 했던 주인공들(왼쪽부터 볼트론,다간,선가드,K캅스)

뭐 앞으로 3편까지 기획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2편에서는 기차랑 지하철도 변신한다고 하는데(웬지 점점 다간 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나뿐??) 정말 기대됩니다. 여담이지만, 2편이건 3편이건 이사람은 계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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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도대체 누구야?

2007/07/21 22:07 2007/07/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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