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논스톱4를 간혹 볼때는 그냥 좀 귀엽게 생긴 널리고 널린 "단명(短命)"형 여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모습들을 보고나니 오늘의 그녀를 있게 해준 "환상의 커플"을 보고싶은 생각이 문득 들어 뒤늦은 감상을 해봤습니다. 과연, 재미있군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 공식
사실 [환상의 커플]의 큰 구조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의 그것과 틀리지 않습니다. 돈에 쪼들리는 착한 가난뱅이와 돈많은 싸가지 없는 부자의 사랑,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중 하나는 불치병 아니면 기억상실증에 걸린다는 것, 반드시 3명 또는 4명이 서로서로 얽히고 섥힌 삼각관계라는 것 등 따지고보면 어느것하나 한국드라마 공식에서 벗어난것이 없습니다.
다만 보통은 남자가 돈많은 부자였던 반면 [환상의 커플]에서는 여자인 한예슬이 돈많은 부자죠. 최지우와 이승우가 주연한 [新귀공자]에서도 이러한 설정은 사용된 바가 있으나 최지우가 세상물정 모르는 공주상속녀인 반면 한예슬은 특색있는 말투에 싸가지없는 전형적인 속물 부자라는 점에서 신선했습니다.
그것 외에는 여자 주인공이 기억상실에 걸렸다고 기억이 되돌아온 뒤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거나, 제 3의 남자, 또는 여자가 얽힌 삼각관계가 극의 주요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는 것 등 모두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느정도는 속물(?)적인 조연들
한예슬과 오지호를 제외하는 [환상의 커플]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마냥 착하거나 악랄하지 않고 현실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무식하게 한쪽 방향으로만 나가진 않는다는 얘기죠.

하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장철수"와 "나상실"을 떼어놓으려고 악을 쓰는 모습이더군요. "나상실"을 미움으로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는 "유경"의 모습은 진부한 삼각관계 캐릭터였지만 나름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박한별씨 참하게 이뻐서 좋아했는데 ㅠ.ㅠ

아내의 죽음으로 전부를 가졌다가, 비디오를 보고 전부를 잃고, 살아있는 나상실을 보고 다시 전부를 가졌다가, 진짜 유언을 알게 되고 다시 잃습니다. 돈앞에서 오락가락, 차가운 조안나와 따듯한 나상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김성민의 모습이었기에 적당히 속물적이어서 좋았고 따듯한 인간미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거기다가 소 100마리 있는 집 아들이라는 말에 혹해 무작정 대쉬하는 유경의 친구 "효정", 코믹하지만 까고보면 더러운 뒷거래를 마다치 않는 전형적인 조폭회계형 캐릭터 "공실장"마저도,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바로 "강자" 역의 정수영과 "철수"의 "석"자 돌림 세 조카입니다. 티없이 맑고 순수한 어린 아이들과, 속세에 찌들만도 하건만 살짝 모자라기에 또한 순수한 강자는 자칫 무겁고 순수하게만 흐를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가벼우면서도 위트있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강자"역의 정수영 씨의 연기는 정말 *^^* 땡~
한예슬과 오지호의 재발견
"널리고 널린 슈퍼모델 출신의 얼굴 예쁜 여배우"인 줄만 알았던 한예슬, "널리고 널린 몸좋고 얼굴 준수한 남배우"인 줄만 알았던 오지호. [환상의 커플]을 통해 앞으로 다른 드라마에서 기대를 할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예쁜 얼굴로 얼굴마담하고 톡톡튀는 발랄한 신세대 연기만 할줄 아는 한예슬인줄 알았습니다. 분명 준수한 얼굴에 큰 키, 근육질의 몸매를 가졌지만 지나치게 선이 굵은 인상탓에 섬세한 감성/멜로 연기는 못하는 오지호인줄 알았습니다.
생활력 넘치는 젊은이로서의 모습도, 젊은 시절 사랑했던 여자를 다른이에게 떠나보내야만 했던 아픈 추억을 간직한 남자로서도, 어느새 사랑하게 되버린 나상실을 그리워하며 눈물흘리는 남자의 모습까지, 두가지 색깔을 잘 소화해낸 오지호는 "신입사원"에서 한층 단단해진 느낌이네요.
하지만 돈많은 싸가지없는 여자로서도, "꼬라지 하고는~"이라든가 "어린이들~"과 같은 단답형 대사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는 기억상실증 환자로서도, 차가운 조안나와 따듯한 나상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2% 부족한 내면 연기까지 소화해낸 한예슬은 분명 다른 사람인 듯 했습니다. 정극 연기를 참 못했다고, [환상의 커플]을 통해 조금이나마 연기를 알게 된 것 같다는 스스로의 말마따나 앞으로의 작품이 참 기대됩니다.








2007/12/10 17: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