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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실기시험, 꼭 디스켓을 써야 할 이유가 있나?

2008/02/21 16:52, 글쓴이 카카달려

지난 일요일(나도 모르게 갱신을 -_-;; 작년 이야기입니다) 컴퓨터 활용능력 1급 실기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컴퓨터학과 학생에게는 사실 그다지 필요없는 자격증이긴 합니다만, 집에 있는 동안 마냥 놀기도 뭐하고 무분별하게 취득하는 워드나 컴활2급과는 달리 어렵다고 하는 말에 호기심도 들었기에 한번 쳐봤습니다. 지난 10월 7일날 필기시험 쳐서 합격한 후, 한달동안 실기 준비해서 쳤는데... 과연 좀 어렵긴 하네요. 엑셀이야 많이 써봐서 그리 어렵진 않았지만...Access는 생전 처음 써보는지라... 모의고사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 (길벗 고마워 ㅠ.ㅠ)

그런데 이번에 실기시험을 치르던 도중 느낀 아쉬운 점이 문득 생각나 포스팅을 해봅니다. 바로 자격증 실기시험을 치를때 사용하는 디스켓에 관한 것입니다. 현재 워드나 컴활을 비롯한 컴퓨터 관련 자격증 실기시험의 답안제출은 거의 디스켓을 통해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요즘같이 CD나 DVD, USB와 같은 한층 안전하면서도 대용량의 이동매체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는 모습에 비하면 어울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물론 '시대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사소한(?) 이유탓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능'적으로도 디스켓을 답안 제출매체로 사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디스켓을 매체로 사용하는 주요 컴퓨터 관련 자격>
○ 대한상공회의소
   ☞ 전자상거래관리사,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전산회계운용사, 전자상거래운용사
○ 한국산업인력공단
   ☞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정보관리기술사, 정보처리기능사, 정보처리기사, 정보처리산업기사
※ 정보처리기사와 산업기사는 실기시험이 작업이 아닌 필기 형식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제보해신분 감사 ^^

1. 너무 느린 디스켓
바로 "저장속도"라는 측면에서 디스켓은 중대한 결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치른 컴활 1급 실기시험 장의 기억을 더듬어 보겠습니다. (잡다구리한 얘기는 없애고 요점만)

감독관 : A드라이브에서 D형 파일을 여신 뒤,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세요.

수험생들 : (시킨대로 합니다)

시험문제인 엑셀파일은 단일 파일로는 적지 않은 용량인데다가, 시트까지 7~8개인 탓에 여는 것 자체도 시간이 걸리는데다가, 거기다가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는 건 아예 파일을 새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더 걸립니다. 파일을 열어서 저장하는 데까지 보통 2~3분 걸립니다. 이 부분은 굳이 시험시간에 들어가진 않으므로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감독관 : (시험이 시작된 뒤) 수험자의 실수로 파일이 날아갈 경우 그 책임이 수험생한테 있으므로, 중간중간 저장해 가면서 하세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저장하는 수험생들 많이 보입니다. 키보드 소리만이 가득하던 수험장이 일순간 조용해지더니 "드륵~드륵~"하는 디스켓 읽는 소리만이 가득해집니다. 보통 한번 저장하는데 1~2분씩 걸립니다. 제 곁에 있는 아주머니, 아니 저장한번 하는데 머이리 오래 걸려... 하시면서 살짝 짜증내시네요.

감독관 : (시험시간 종료) 자 시간 다 됐습니다. 빨리 저장하고 제출하세요~

수험생들 저장 누르고 저장이 끝나기만 기다립니다. 감독관들 부정행위라도 있을라 디스켓 읽는 소리가 가득한데도 얼른 내라고 재촉합니다. 누군 내기 싫어서 안내나...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컴활 1급의 경우 엑셀과 액세스 2개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과목당 시험 시간이 45분입니다. 공부를 제대로 했다면 그리 시간이 촉박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여유로지만은 않습니다. 그런데 중간중간 저장한번씩 누를라치면 한번에 1~2분씩 걸립니다(5번 저장하면 10분입니다.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죠). 특히 저같이 작업 하나 할때마다 "Ctrl+S" 누르는게 습관인 저에겐 엄청난 고역이었습니다(나도 모르게 저장 누르고 후회하면서 기다렸다는......).

때 문에 시험 시간을 손해받지 않으려면 중간중간 저장을 하지 않고 한번에 몰아서 작업을 한 다음 제출하기 전에 한번에 저장을 해야 되는데, 혹시라도 파일이 날라가는 불상사가 벌어지게 되면 그 책임은 수험생이 다 떠맡아야 합니다. 물론 수험생 잘못일 가능성도 있지만, 시스템상의 오류나 버그일 경우에는 수험생 입장에서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수험생A : 저기요 제 컴퓨터는 한번 저장하는데 3분이 넘게 걸리는데요, 이거 문제있는거 아닌가요?

여기저기서 저장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감독관 : 디스켓이라 어쩔수 없는 문제이구요, 특별히 시간이 많이 걸리시는 분은 자리를 옮겨드리겠으니 미리 말씀해 주세요.

감독관도 수긍한다는 말투로 이야기를 합니다. 게다가 디스켓 사용이 감독관 책임은 아니니까요. 3~4분 정도가 자리를 옮기시네요.

수험생B : 그럼 하드디스크에 저장을 했다가 마지막에만 디스켓으로 옮기면 안되나요?
감독관 : 아~ 그건 안됩니다. 부정행위니까 그렇게 하시면 안되요.

아 저도 그 생각했는데 안된다네요 -_-;; 사실 못할건 없었습니다. 감독관 몰래 했다가 나중에 파일만 지워버리면 그만인 것을...모름지기 안들키면 장땡이지요. 제가 했다는 건 아니구요 ㅋ


2. 바꿀 생각이나 하시고 계신가...
결론적으로, 현상황이 이런데 굳이 디스켓을 써야할 이유가 있냐는 겁니다. 혹시나 알고 계신가 해서 국가검정을 맡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에 물어봤습니다.

<질문내용>

이번 컴.활.능 1급 실기시험을 치른 수험생입니다.
5~6년전 수기로 신청해서 시험을 치렀던 것에 비하면 많이 시스템이 온라인화 되어서 편하기가 이를데 없네요 ^^

하지만 한가지 바뀌지 않은 것에 대한 의문 사항이 있어 질문드립니다.

제출을 위한 답안 저장매체로 디스켓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시험에만 해도 감독관이 수시로 저장하라고 하기도 하고, 중간에 불상사로 날아가기도 하는 날에는 끝장이므로 수시로 저장을 하면서 시험을 치르려 했으나 너무나 긴 저장시간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같이 시험을 본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중간중간 저장을 하지 않고 한번에 작업을 한 다음 끝날무렵 1~2번 저장을 하고 제출을 하더군요.

저같은 경우에는 다행히 불상사가 벌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같이 시험을 본 수험생 중 미처 저장을 다 하지 못한 이도 있었고, 감독관에서 저장시간에 대해 가벼운 항의(?)를 하는 이도 보이더군요.

물론 문제 풀이와 파일 저장에 관한한 시간 안배는 전적으로 수험자의 몫이고 이미 충분히 공지되어 있긴 합니다만, 특히나 용량이 큰(단일 엑셀/엑세스 파일 치고는) 파일 하나 저장하는데 많이는 1분까지 걸리는 이 상황에서 별도의 저장시간이 없이 45분이라는 시간을 무조건 고수하는 건 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요즘 좋은 저장매체들도 많은데 지금까지 디스켓을 답안 제출 저장매체로 고수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XXX님
대한상공회의소 고객센터 입니다.

XXX님의 소중한 의견 감사드립니다.
저희 대한상공회의소 검정사업단에서도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플로피디스켓을 답안 저장용 매체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대체안을 기획중입니다.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중이오나, 시험 시행의 규모 등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봤을때, 아무래도 시일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후 관련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미리 공지해드린 후 변경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마디로 자신들도 디스켓의 한계를 잘 알고 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정도가 되겠네요. 10년전에 딴 워드시험때도 디스켓이었고 usb 나온지도 몇년이 지났는데...고민하는데 참 시간 오래 걸립니다.


3. 생각해보면 대안은 얼마든지
가. 디스켓 대신 USB 사용
저장하는데 시간도 거의 안걸리고 안전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디스켓따윈 비할바가 아닙니다. 문제는 "돈"이지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치르는 시험이다 보니 수험자 전원에게 USB를 할당하는게 큰 자금적 문제가 되겠지요. 하지만 어차피 한번 쓰고 버리는 디스켓의 운명을 생각해본다면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한 USB의 장점은 더욱 부각이 되네요.

게다가 꼭 1인당 하나의 USB를 줄 필요는 없습니다. 얼마든지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수험생 반별로 USB를 SET화해서 관리하는게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거의 멸망(?)의 길을 걷고 있는 플로피 디스켓을 쓰는 것이 자금적으로는 더 부담이 되는것 같네요.

나. 네트워크 사용
인터넷 게시판과 같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실제로 인터넷을 쓰지 않는다 뿐이지 완전히 같은 방식입니다.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수험번호와 주민번호 등으로 인증을 하고 나면 네트워크 상에서 시험을 치르는 겁니다. 네트워크 상이므로 파일 저장은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고 안전성 면에서는 오히려 USB보다 뛰어나리라 봅니다. 게다가 시험이 종료되면 수험생들의 답안을 통합해서 관리하기도 편리하겠네요. 시험이 끝나면 하나의 폴더에 떡~하니 모여있는 답안파일들!!

다만 보안이라는 측면에서 다소 취약한 점이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수험용 컴퓨터의 인터넷 사용도 막아놓지 않은 마당에(사실 이 점은 좀 놀랐습니다. 당연히 네트워크는 막혀있을 줄 알았는데...) 이정도 취약점이야 그냥 무시해도 될 듯 싶네요. 게다가 인터넷(따위)보다는 훨씬 안전하죠.

다. 인터넷(게시판/메일 등) 사용
마찬가지로 네트워크와 같은 방식입니다. 다만 게시판이나 메일 작성방법을 별도로 만들고 다시 교육해야 한다는 점에서, 감독관이나 수험생이나 모두 상당히 귀찮으므로 실현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만, 숙달 문제라 봅니다. 하지만 보안이라는 면에서는.....상당히 위험하군요.


4. 맘놓고 시험보게 해주삼
저장속도로 보나 안전성으로 보나 디스켓은 분명 자격증 실기시험의 답안 제출용 매체로 사용되기에는 단점도 많고, 시대에도 뒤떨어져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들이 디스켓따위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100%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험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출제기관이 해야 할 당연한 "의무" 아닐까요?

2008/02/21 16:52 2008/02/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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