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s Sketchbook

검색 :
RSS 구독 : 글 / 댓글 / 트랙백 / 글+트랙백

메뉴만 그럴싸하게 바꾸면 차세대 게임되나? 완전 실패작인 PES2008

2007/11/03 15:54, 글쓴이 카카달려
팬들의 기대속에 PES2008이 발매되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피파 시리즈와 축구 게임계의 양대 축으로서 많은 인기를 끌어왔던 시리즈의 최신작인데다 라이벌인 피파08이 유래없이 대공세를 취하고 있는 이 마당에 그 어느때보다 PES2008에 대한 관심이 드높았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1. 이름만 "차세대" 실상은 그대로인 그래픽


게임을 해보면 나름 화사하고 깔끔한 모델링이긴 하나 차세대 게임이라고 자랑하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그래픽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원래 위닝이 그래픽보다는 게임성으로 유명해진 게임이고 해서 나름 면죄부를 주고는 싶어도,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피파에 비해 떨어지는건 어쩔수 없다고 치더라도, 코나미의 기술력, 게임시장의 그래픽 수준의 발전수준, 개발과정때부터 화제가 되어 왔던 피파의 혁신적인 그래픽 향상소식 등을 감안해 볼때, PES2008의 그래픽은 코나미가 도대체 무엇을 했나 싶을 정도로 차세대는 커녕 위닝10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과장 조금만 보태서 말하자면 위닝10에서 해상도와 디테일 수준을 최고로 올리면 엇비슷하게 보일 정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공놀이 하냐?

질감이나 구겨짐과 같은 세밀한 표현은 물론 기름을 떡칠해놓것 같이 번들거리는 유니폼 묘사부터, 일부 유명한 선수들만 세밀하게 표현된 페이스 모델링, 공의 진행방향과 엇박자로 노는 시선처리는 차세대라는 이름에 걸맞기에는 너무나도 수준이 떨어진다. 경기장이나 광고판, 관중 등 부수적인 그래픽들도 전반적으로 무난한 수준이긴 하나 문제는 전작들에 비해 그다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시리즈의 인기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임을 그래픽과 게임성이라는 큰 두 축으로 놓고 봤을때, 경쟁작인 피파는 원래부터 우세에 있었던 사실적인 그래픽을 더욱 강화한데다가, 인공지능 비스무리한 시스템까지 도입해서 게임성면에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닝은 강점이었던 게임성 면에서 거의 변한 점이 없는 데다가(이점에 대해서는 다시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던 그래픽에서는 아예 GG를 쳐버린듯한 모습이다.(물론 PC판 피파08은 극악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긴 하나 피파와는 달리 위닝은 PC와 콘솔간 그래픽 격차가 거의 없음을 감안할때 피파에 비해 그래픽이 뒤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2. 메뉴만 아쿠아틱으로 바꾸면 새게임인가?


PES2008이 졸작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겉으로만 번지르르하고 속의 게임구성은 하나도 변한게 없기 때문이다. 부심의 등장, 벤치의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팬들의 반응등을 보여준다는 극히 단편적인 사항을 부풀려 마케팅에 이용하긴 했으나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그러한 사항들은 게임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들이다.

출시전에 공개된 스크린샷에서는 선수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거나, 경기중 벤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는 것"으로 끝이다. 감독이 언론플레이를 한다거나, 선수가 인기관리를 할 수 있다거나, 벤치워크의 역할을 강화했다거나 하는 게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전혀 아니다. 말 그대로 "보는 걸로 끝"인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PES2008의 메인화면. 저기서 아래위로 메뉴가 바뀐다.

오프닝도 맘에 안든다. 과거 피파99시절 오프닝을 그대로 베낀듯한 광고판식 메인화면은 전체구성을 알 수 없게 하나씩만 나오기 때문에 불편할 뿐더러, 화려하다거나 깔끔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촌스럽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선수 교체화면에서 10편에서 처음 도입했던 Simple Setting이란 메뉴를 더욱 강화하여 초보자로 하여금 손쉽게 자신이 원하는 전술을 구사할 수 있게 한 점은 좋았으나 그뿐이다. 선수 개개인의 수비성향, 공격방향 등을 설정하는 메뉴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버렸고, 지나치게 아쿠아(Aqua)틱한 메뉴구성은 미니맵에까지 적용되어 쉽게 식별하기가 어렵다.(그나마 미니맵의 아이콘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점은 불행중 다행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애용하던 리플레이시 무지개빛(?) 궤적 옵션은 아예 사라져 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경기시작전 설정화면. 전체적으로 아쿠아(Aqua)틱이다.

경기에 들어가면 화사해진 메뉴도 금방 싫증이 나고 오히려 아쉬운 점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위닝 특유의 공의 묵직함(?)이 사라져 버리고 풍선을 차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강력한 슈팅을 골키퍼가 막았을때 들리는 툰탁한 소리까지... 게다가 선수들의 보폭은 지나치게 좁게 설정되어 있어, 측면에서 "R2+대각선"키로 치고 나갈시에는 치고나가는 발이 반대로 설정되어 있는 것까지 겹처 어색하기 그지없다. 측면땅볼을 슈팅으로 연결할 때 공을 차는 발과 슈팅 파워가 실제축구와는 반대로 설정되어 있는 기존의 문제점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프리킥시 벽이나 골키퍼의 위치를 조정할 수 없는 것은 여전하며, 흥미를 자아냈던 헐리웃 액션은 발동이 까다롭고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효용성이 떨어져 단순한 유흥(?)의 용도로 전락해버릴 공산이 크다.

딱히 단점이라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게임 양상도 많이 변했다. 우선 전작들에 비해 숏패스는 물론 센터링과 같은 롱패스의 성공률이 상당히 낮아졌다. 피파에 비해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전작들에 비해서는 수비에 의해 패스가 차단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고,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 헤딩으로 이어지는 득점루트도 메리트를 상당히 잃어버린 듯한 인상이다. 다만 1~2번의 터치만 해도 어시스트 판정이 되지 않던 문제는 상당히 개선이 되어 여러번 터치 후 골이 되더라도 어시스트로 인정이 되는 모습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크게 변한 마스터리그 화면. 오른쪽 위의 "C"가 팀 인기도이다.

위닝시리즈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임모드인 마스터리그도 저~언혀 변화가 없다. 계속 유지되어 오던 "바(Bar)"식 메뉴구성을 버리고 왼쪽에 배너와 같이 메뉴를 몰아놓고 오른쪽에 뉴스나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것도, "겉"만 바뀌었을 뿐, 내용에서는 하나도 바뀐게 없다. 전작들에 비해 선수들의 피로도가 빨리 올라가고, 성장폭이 현저히 줄어든거 이외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팀 성적에 따라 팬의 반응을 나타내는 팀 인기도(Popularity)라는 항목이 새로 생겨 인기도 높을수록 이적시장에서 유리함을 가진다고는 하나 이것마저 WEFA랭킹 등으로 이미 구현이 되어 있던 사항인지라 전혀 신선함을 느낄 수 없다.

메뉴얼이 있고, 꾸준히 위닝을 즐겨왔던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나 게임내 유저를 위한 도움말과 같은 배려도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위닝 시리즈에는 꾸준히 도입되고 있던 챌린지 모드를 통한 새로운 요소들에 대한 소개도 전혀 없고, 전작을 즐겨왔던 게이머라 할지라도 이놈이 도대체 전작들이 비해 그럴싸해진 그래픽에 비해 어떤점이 향상되었는지 언뜻 알아보기가 어렵다.

3. 나의 기대는 배신당했다.

PES2008에 대한 평을 딱 한마디로 하자면, "게임성은 위닝10을 그대로 갖다놓고 그래픽만 뜨문뜨문 새로 짜집기한 졸작"이라고 평하고 싶다. 위닝9에서 위닝10으로 갈아타던 시절 느꼈던 희열을 기대한 탓일지는 모르나,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코나미라는 회사의 이름과 "차세대" 축구게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피파와 경쟁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게임이다.

물론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래픽, 화사해진 메뉴화면, 향상(?)되었을 인공지능, 더욱 늘어난 라이센스와 선수구성까지 차기작이 가져야 할 요소는 다 갖추었으나 위닝이라는 타이틀의 무게에 걸맞는, 또한 피파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폭의 진화는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하겠다.

 PES2008 데모 체험기를 올린 적이 있다.
기대해도 되려나? PES2008 데모 체험기...

하지만 그러한 나의 기대는 일단 "배신"이라는 단어로 결말을 맺어버린 듯 하다. 11월 중순에 출시된다는 PS3, XBOX 버젼에 가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출시가 임박한 이마당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고는 보기가 어렵다. 12월에  PES와는 다른 정식 위닝 일레븐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때를 기약해야 할 듯 하다.
2007/11/03 15:54 2007/11/03 15:54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