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II(코드네임 13) 라는 게임이 있었다. 게임의 주인공인 써틴은 기억을 잃은 상태로 해안 구조대원에 의해 구조된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살해당하고, 써틴은 자신의 기억을 되찾아가는 여정을 거치면서 자신이 특수요원이었던 사실,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비밀을 밝혀내게 된다. 첩보 영화의 새 지평을 연 본(Bourne) 시리즈와 같은 스토리.
주인공인 제이슨 본이 보여주는 액션은 007과 같은 화려하거나 시끌벅적한 액션과는 틀리다. 좁은 공간에서도 아기자기하면서도 박진감넘치는 어찌보면 성룡식 큐티(?)액션에 가까울 뿐더러, 1편에서 상대 저격수를 잡는 장면이나 2편에서의 자동차 추격신 등에서 보이듯 넓은 공간에서도 꼭 무언가 꽝하고 폭발한다거나 하는 식이 아닌 쉴새없이 바뀌는 스피디한 화면 전개와 편집으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전지전능한 주인공이 무턱대고 문을 박차고 들어가 폭 몇개 까넣고 기관총을 난사해대면 픽픽 쓰러지는 히어로식 액션 영화가 아니란 말이다. 이름만 스파이였을뿐 스토리 전개는 전형적인 람보 영화였던 기존의 첩보 영화들과는 맥락을 달리하는 부분이다.

▲ 한층 원숙해진 모습의 맷 데이먼
1, 2편에서도 보여주었던 이른바 아날로그 식의 액션은 3편에서도 계속된다. 쉴새없이 터지고 부서지고 쏴대는 시끌벅적한 스타일이 아니라 고요한 가운데 바람을 가르는 주먹소리가 귀에 쏙쏙 박히는 식의 액션은 영화의 백미(白美)라고 할 수 있는 상대 킬러와의 1:1 맞대결에서 절정에 달한다. 좁은 방에서 벌어지는 격투신에서 화면은 마치 격투장면의 긴박감을 그대로 전해주려고 의도라도 한 듯 쉴새없이 흔들리고 쉴새없이 바뀐다.
영화에 긴장감과 긴박감을 더하기 위해 화면에 진동을 넣는 방식은 이미 많은 영화에서 선보인 바가 있으나 본 얼티메이텀에서 그 효과는 절정에 달한다. 본과 상대방 킬러가 책이나 촛대, 면도칼 같은 소도구를 이용해 펼치는 초근접전은 성룡식의 아기자기함을 느끼게 하고, 또렷히 들리는 바람을 가르는 주먹소리, 상대방에게 잡혀 비틀린 손목을 온몸을 회전시켜 푸는 식의 액션은 오우삼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여백의 미라고 했던가. 무조건 꽉꽉 채워 이목을 끄는 것보다 오히려 여백조차 하나의 "내용"으로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 싶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지나치게 심오하지 않은, 화면의 떨림조차 영화의 재미로 인도하는 간결함, 오늘날 화려한 CG와 첨단 무기들로 무장한 액션 영화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그 하나의 "가치"때문에라도 본 시리즈는 "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