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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소리, "이건희" 세글자에 낚이다 【경청】

2007/09/04 18:08, 글쓴이 카카달려
물질만능주의라는 진부한 이야기, 하지만 역시 돈이 최고

최근 가장 인기있는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자기관리"이다. 인터넷 도서 쇼핑몰 중 가장 인기있는 곳인 YES24의 베스트셀러을 1위부터 죽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다음은 9월 4일 17:04 현재 YES24 국내도서 베스트셀러 1위부터 15위까지의 순위이다.(YES24의 베스트셀러 산정방식은 논외로 하자. YES24가 온라인 도서 쇼핑몰 중 가장 영향력있고 큰건 사실이니까)

Yes24 국내도서 베스트셀러 순위(1~15위 / 9.4(화) 17:04)
1. The Secret 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2.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3. 바리데기
4. 이기는 습관
5. 파피용
6. 열살 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
7.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직접 말하는 돈과 인생이야기
8. 육일약국 갑시다
9. 대국굴기 : 세계를 호령하는 강대국의 패러다임
10. 신도 버린 사람들
11. 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12. 남한산성
13. 센스영어 Sense English : 영어울렁증 완전극복 처방전
14. 한국부자들의 부자일지 : 10억 이상 부자 600명 밀실 인터뷰
15. 오늘의 거짓말 : 정이현 소설집

이 중에 "자기관리"이라는 범주에 들어가는 책은 8권이나 된다. 특히 1, 2위가 모두 부를 축적하기 위한 일종의 재테크 지침서라는 점을 볼 때 오늘날의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어디인지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예라 하겠다.

범람하는 자기관리 서적

자기관리 서적도 이러한 사람들의 희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자기관리 서적들을 보면 이른바 성공한 사람들의 자신의 성공 전략, 마인드 컨트롤 전략 등을 소개하면서 "이런 식으로 했기에 오늘날의 내가 있다"라고 하거나, 사회를 살아가면서 터득해야 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나 실질적 노하우를 소개하는 류(流)가 많기 때문이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나 굴뚝같지 않겠는가.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오늘날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발간되는 자기관리 서적은 실로 그 때를 잘 만났다고 할 수 있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나도 이 15권 중에 7권이나 가지고 있다 -_-;;


실제로 YES24에는 이러한 시류를 파악한 듯 국내도서 분류목록 중 아예 "자기관리"라는 항목을 따로 만들어 두고 있고, 신상품 순으로 정렬해 본 결과 8월에만 100여권이 넘는 자기관리 서적이 발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4일밖에 지나지 않은 9월에만 해도 벌써 20여권에 달하는 서적이 발간되어 있는 상태. 실로 자기관리 서적의 "범람"이라 하겠다.

마음을 얻는 지혜, 【경청】

한달에 2~3번 정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책을 구입하는 나. 얼마전에도 책을 4~5권 정도 구입했다. 그 중 하나는 위즈덤 하우스에서 발간한【경청】이라는 책이었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아들 이재용 상무에게 선물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된 바로 그 책. 군대에 있던 시절 조선일보 중 별지로 나오는 BOOK 섹션에서 보고 "이건희"라는 이름에 혹해서 샀다.
"워낙 스피디한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먼저 얘기하고, 크게 얘기하는 이른바 듣는 것 보다는 말하는 게 중요한 덕목인양 비춰지고 있다. 남의 입장따윈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을 관철시키려 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어쩌면 경청이라는 미덕이야말로 듣기보다 말하길 좋아하는 요즘 사람들이 가져야할 덕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산건 아니다 -_-;;

제목인 "경청", 부제인 "마음을 얻는 지혜"에서 책 내용의 대부분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독선적이고 남의 의견을 묵살하기 일쑤인 이청(극중 별칭 이토벤)이라는 인물이 뇌종양으로 인해 청력을 읽어가면서 남의 의견을 듣는 방법, 마음을 읽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바이올린"과 "남의 이야기를 듣는 방법"이라는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두 개체를 독특하게 엮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아버지가 아들에게 쓰는 일기 형식으로 자칫 식상해지기 쉬운 장르 특성을 극복하려 했던 점이 인상깊었다. 특히 "들을 청(聽)"을 의미를 분석한 것이 인상깊었다.


(들을 청) = + + + + +
  • 王 + 耳(왕의 귀) : 왕과 같은 귀, 들을 때 집중해서 들어야 함
  • 十 + 目(열개의 눈) : 상대를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
  • 一 + 心(하나가 되는 마음) : 말하는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 것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처음 느낀 것은 "아 참 좋은 책이구나"라는 생각보다는, "낚였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이건희"라는 이름에 혹해서 샀다는 생각탓이였을까, 지극히 당연한 소리를 지극히 단순한 전개(시도는 좋았지만)로 나열해 놓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절대 "이건희"라는 이름에 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오히려 난 평소 삼성전자 얘기만 나오면 개거품을 무는 삼성 빠돌이에 가깝다).

어쩌만 이것은 자기관리 서적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진리들, 지극히 당연한 말들을 이해하기 쉽게 스토리에 담아내고 있다거나, 평소부터 '이렇게 하면 좋겠네'라는 평범한 진리를 알기 쉽게 포장해놓은 듯한 인상들. 하지만 그것이 자기관리 서적들이 개선해 나가야 할, 또한 계속 가져야만 하는 일종의 "딜레마"라 하겠다.

P.S
원래는 "경청"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자기관리 서적 리뷰가 되버렸다 -_-;;

 TNC 2주년 기념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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