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좋았다.
한국은 여느때처럼 4-2-3-1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포백에 백지훈과 오장은이 각각 앵커와 홀딩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하태균, 한동원, 김승용 등이 공격에 나섰다.
경기 자체는 초반부터 일방적이었다. 이근호, 이청용 등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진 탓에 베스트 멤버는 아니였으나 패스 연결도 그럭저럭 좋았고, 압박 플레이도 괜찮은 편이었다. 이상호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등 공격 면에서도 좌우, 중앙까지 다양한 루트를 보여주었다.
여전히 측면돌파에 이은 크로스는 부정확하기 이를데 없었으나, 카타르 선수들을 개인기량에서도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새로운 플레이메이커로 급부상한 이상호와 백지훈은 패스면 패스, 압박이면 압박, 슛이면 슛. 아주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었다.
축구 경기가 졸지에 K-1 경기로...
하지만 문제는 후반에 터졌다. 후반 30분이 좀 안됬을 때였나, 카타르 선수 한명이 하태균과 헤딩 경합 후 떨어지는 과정에서 두손으로 하태균의 얼굴을 가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태균의 어깨를 짚으려는 과정에서 우연이었을 수도 있으나 내 눈에는 분명 의도적인 손동작이었다. 이에 격분한 하태균이 일어나 걸어가는 척 하면서 허벅지로 상대 선수의 얼굴을 치고 지나갔고, 카타르 선수도 이에 질세로 벌떡 일어나 하태균의 안면부위를 가격하면서 사태가 악화되었다(정확히는 목을 졸랐다).
이 모습을 본 양팀 선수들,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에게 달려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한편으로는 자기팀의 선수들을 뜯어 말린다. 이 과정에서 하태균을 가격했던 선수가 백지훈과 오장은의 얼굴을 잇다라 손으로 가격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벤치에 있던 양팀의 코치진과 후보선수들까지 뛰어나가 선수들을 말리게 되었고, 결국 심판은 카타르 선수와 한국의 백지훈 선수에게 퇴장명령을 내렸다(이 판정에 대해서는 좀 의문인데, 분명히 하이킥(?)까지 선보이면서 상대편 선수의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인것은 오장은이었는데, 퇴장명령은 정작 하태균도 오장은도 아닌 백지훈에게 주어졌다).
언제부터 축구경기가 19세 미만 시청금지 프로였나?
일단 두 선수의 퇴장으로 사태는 진정되는 듯 했으나, 그 이후에도 양팀 선수들간의 격렬한 몸싸움은 계속되었다. 특히 하태균은 비록 경고는 받지 않았으나 팔꿈치로 상대방 선수들을 가격하기도 했고, 카타르 선수도 한동원 선수의 태클에 화가 난 듯 누운 상태에서 어깨로 한동원 선수의 안면을 가격하기도 했다(심판이 참 어리버리한 편이었다. 경기 진행도 두리뭉실한게 이상하게 하고...).
비록 관심은 적었지만 당시 경기장에는 현지 교민들이 상당수 와 있었고, 화면에 잡힌 바로는 어린아이들도 상당수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 국가 대표팀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준 교민들에게는 참으로 못난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축구가 좋아 축구장에 찾아온 꿈나무들에게 축구는 안보여주고 K-1경기나 보여주고 있다니. 이제 축구 경기는 아예 밤 10시 이후로 편성해야 할 판이다. 아예 오른쪽 위에 19금 마크까지 그려넣고 말이지.
"태극마크"는 장난으로 다는게 아니다.
젊은 날의 치기라고 해야 하나? 페어 플레이(Fair Play)를 맹세하고 나왔으나 정작 경기를 하다가 자기팀의 선수가 가격당하는 모습을 보면 순간적으로 자제심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 국가"대표"팀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고, 23세 이하의 축구 선수들의 대표이자, 대신이기도 하다.
약체팀, 특히 최근 우리나라보다 한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중동팀과의 경기를 보면 유독 상대팀의 선수들이 우리나라 선수들을 자극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그때마다 참 안타까운 것은 우리 나라의 선수들이 그 도발에 잘 넘어간다는 것이다. 딱히 축구 얘기가 아니더라도, 스포츠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마인드컨트롤이 더욱 중요하다. 상대편 선수의 싸구려 도발에 넘어가 경기력에 누가 되는 짓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 이건 개나소나 달아주는줄 아니?
P.S
카타르 녀석은 혼자서 4킬하고 나가는데 하태균 너는 맞고나서 그따구로 할꺼면 깜댕이 새퀴를 없애버렸어야지 그걸 맞고 있냐. 핸드볼팀은 카타르를 완전 개발살 냈더만. (이건 단순한 감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