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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개신교? 애꿎은 군바리만 불쌍한거다

2007/09/01 23:12, 글쓴이 카카달려
어쨋든 살아돌아와서 다행이다. 혹시라도 다 사살되었으면 난리가 났을게다. 정부의 무능력을 비판하는 여론은 볼것도 없고, 어쩌면 샘물교회 폭탄테러나 인질극 사태가 벌어졌을줄 누가 아는가. 살려서 집에 데려왔더니 뒷돈 대고 데려왔다 그러고, 테러범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 원칙을 어겼다고, 대통령이 너무 급하게 나섰다는 둥 외교능력에 대한 의심이 만연하다. 어쩌면 현 대통령의 언론 개혁과 맞물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 와서 샘물교회를 욕한다거나 하는 건 지겹다. 이미 많은 분들이 좋은 글을 통해 그들을 비판해줬고, 할말 안할말 다 나온 상태에서 더이상 쓸 건덕지도 없지 않겠나. 사람들은 샘물교회가 유&무형적인 손해배상을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인듯 한데...사실 어렵지 않겠나. 비율이 어느정도 높아질 순 있어도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 이상은 100%는 힘들거 같다.

각설하고, 이번 무사귀환이 이뤄진 협상 조건 중에 하나가 눈에 띈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중인 한국군의 연내 철군"

내가 알기론 이라크 자이툰 부대, 아프간의 다산동의부대는 병사들 월급 문제를 비롯한 갖가지 사안으로 인해 6개월 단위로 교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아프간 현지에 주둔중인 부대 중 다산부대가 9진, 동의부대가 11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4월 중순경에 갔으니까 따지면 10월에 귀국을 해야 되는게 맞는데, 문제는 그때까지 완전한 철군이 가능하냐 이거다.

부대를 창설하고 철수하는 것,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난 군복무를 사단 사령부 인사처 행정병으로 했었다(보임계원). 그때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뉴스에 나오는 군행사 하나하나를 준비하는데에는 단순히 보이는 것에 비해 수백, 수천의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하물며 부대 유격훈련을 하는데에만 해도 3~4달 전부터 행군 경로부터 해서 경유지, 숙영지 편성계획 등을 작성하고 검토하고 또 검토하고 하는데, 하물며 200여명에 달하는 부대를 창설하고 철수하는 계획이면 오죽하겠나.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는 2가지다.

1. 현재 주둔중인 다산 9진, 동의 11진 장병들의 파견기간 연장

연내라고 하면 물론 12월 말까진 하겠지만, 높으신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앞으로 6~7주 내에 철군하겠다는 루머도 들리고...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부대라고는 하나 일단 200명에 달하는 장병들이 있고, 각종 시설물과 엄청난 양의 물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주변 부대들과의 협조 없이 우리만 후딱 나와버릴 수 없는게 외교란 거 아닌가. 외교관계란게 무시할 수 없는 거니까.

10월 중순까지 철군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2개월짜리 교대인원을 둔다는 건 말도 안되는 거 아닌가. 당연히 현재 주둔중인 부대원들의 파병기간을 늘리는 거다. 근데 이렇게 하면 존내 불쌍한 넘이 생긴다.

파병을 갔다 왔거나, 지원을 해본 경험이 있거나, 또는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파병이란건 갔다와서 보상휴가를 비롯해서 정기휴가(말년휴가 표함) 사용을 보장하기 위해서 일정 호봉 이상의 장병은 지원할 수 없게 되어 있다(쉽게 말해 자이툰 갔다와서 원래 부대로 복귀한 다음 하루이틀 있다가 말년휴가 가는 병장들이 많다는 것). 그래서 내 전우들 중에서도 상병 물(1)호봉때 자이툰 갔다와서원복하자마자 말년휴가 가버린 사람들이 많았다. 근데 만약 이 파병기간이 연장이 되어버리면, 그렇게 일정이 짜여져(?) 있었던 넘들은 개피를 보게 된다는 거다!! 아래 예를 보자.

파병전 소집교육부터 해서 귀국후 보상휴가까지 대략 9개월이 걸린다고 치자. 예를 들어 06년 1월 초에 입대한 녀석이 다산동의부대에 지원을 해서 상병이던 07년 4월에 파병을 갔다. 원래는 10월 말에 귀국해서 한달 휴가 갔다 온 다음, 한달짜리 휴가 갔다오면 11월 말. 1월 초 전역이니까 그동안 쓰지 못한 정기휴가를 몰아 한달짜리 휴가를 나가면 군생활 쫑. 이런 멋지구리(?)한 계획을 세워놨다고 치자. 그런데 만약에 이놈이 파병연장이 되버리면 얘는 휴가도 다 못쓰고 X뺑이만 남들보다 더 치다가 가는거다(물론 파병자체가 원래 땡보이긴 하지만 어쨋든). 얘만 따로 귀국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물론 병사들 휴가따위 가지고 시비를 거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난 원래 군대 얘기만 나오면 민감한 사람이라서 그만.
게다가 돈 문제도 생긴다. 걔네는 생명을 걸고 파병을 간거다. 다산동의부대의 급여수준이 어느정도인지는 잘 모르지만 자이툰이랑 대동소이하겠지. 자이툰이 한달에 200만원이 좀 안되는걸로 알고 있으니까, 만약에 한달이 연장된다고 하면 200명이라고 봤을때 적어도 4억이 그냥 깨지는거다. 그렇다고 돈 안주고 더 부려먹을려구? 군대니까 가능할지도 모른다 -_-;;

2. 현재 주둔중인 다산 9진, 동의 11진 장병들을 미친듯이 굴리기

이건 더 쉽다. 10월 중순 철군이라고? 그럼 존내 굴리는 거다. 일과시간 이딴거 없는거다. 원래 다산동의부대의 철군예정이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걸 단축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파병기간을 늘릴 수 없다면, 방법은 이것밖에 없지 않나?

있는 놈들을 밤낮없이 존내 굴리는 수밖에 없는거다. 밤낮으로 짐나르게 만들고, 밤낮으로 삽질하게 만들고, 밤낮으로 쓸고닦에 만들면 되는거다. 아마 이렇게 되면 거기 파병간 애들은 자신이 왜 이길을 선택했을지를 심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단점이 있다(어차피 돈 받잖아).

이 헛소리는 물론 당초 계획된 철군예정일이 10월 중순이 아닌 11월이나 12월이었을 것이라는 다소 빈약한 가정하에 씌여진 것이긴 하다. 하지만 무장세력에게 인질을 무사귀환시키는 댓가로 연내에 반드시 철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해진 이상, 정작 그곳에 살고 있는, 생명을 걸고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을 간 장병들에게는 우리가 알 수 없는 그 이상의 부담만 더해졌을 것이란건 분명하다.
2007/09/01 23:12 2007/09/0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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