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꺼면 반말로 포스팅하지 그러냐?

2007/08/17 20:30
난 포스팅을 반말로 한다. 사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그동안 존댓말로 쓴것도 있고 반말로 쓴 것도 있다. 블로그가 가지는 1인 미디어로서의 의미라던가, 웹을 통한 자유로운 의사소통, 의견의 교류로서의 의미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적도 없다. 반쯤은 남들이 다 하니까, 반쯤은 그냥 나의 자유로운 생각을 끄적여대고 싶었을 뿐.

시간이 있을때마다 올블로그나 미디어 다음을 통해 많은 블로거들의 글을 읽곤 한다. 숨어있는 알짜배기 포스팅을 찾아다닐 사회적 교양도, 문학적 소양도, 게다가 시간마저도 가지지 못했기에 그냥 남들이 많이 봤다는 인기글 위주로 읽는 편이다. 10이면 8~9는 존댓말이다. 쪼금 어려운 경어체다. “~죠 / ~입니다 / ~라고 생각합니다”로 끝나는 경어체가 쓰인 포스팅이 거의 대다수다.

하루에도 수천에서 수만명씩 방문을 하는 인기블로그의 경우에는 뭐 방문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춘다는 의미에서라도 경어체를 쓰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는 이른바 “혼자 노는” 블로그가 경어체를 쓰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좀이따 다시 얘기하겠지만)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주인장들의 이런 글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 블로그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쓰는 공간입니다. 욕설이나 근거없는 비방 삼가해주세요”


뭐 당연한 말이다. 논리정연하고 근거있는 비”평”이 아니고서야 누가 욕설이나 비방을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이거다.

“내가 내 블로그에 내 생각을 내맘대로 올렸는데 맘대로 와서는 개짖는 소리냐?”

이런 사람들 분명히 있다. 최근 영화 [D-War]와 관련해서 블로그를 통해 벌어진 일련의 사건 중에서도 모 영화관련 언론인도 자신은 그냥 자신의 생각을 블로그에 올렸을 뿐인데 네티즌들이 무섭다 뭐 이런식의 말을 했던걸로 알고 있다.

Web 2.0이다, UCC다 뭐다 해서 이제는 네티즌이 컨텐츠의 수용자 역할을 넘어서 아예 컨텐츠를 생산해내고 주도하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블로그도 이제 모든 개인이 비평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좋은 글도 많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을 읽는 하나의 통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고 본다.

포스팅을 반말로 하느냐 경어체로 하느냐도 이 문제의 어찌보면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블로그는 나 혼자 생각하고 노는 곳이니 와서 개짖는 소리 하지 마라”라는 류의 블로거 중 존댓말을 쓰는 블로그를 보면 난 일단 이런 생각부터 든다.

“X랄, 어차피 속으로는 사람들 많이 와서 자기글 보고 이런저런 얘기해주면 좋아할 꺼면서”

나도 그랬으니까. 사람의 취향이야 각자 틀린 것이겠지만 정말로 자기혼자 쓰고 보고 할 요량이면 그냥 한글이나 MS Word를 쓰지 굳이 블로깅을 할 필요가 없다. 설령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무의식의 한켠에는 자신의 글을 남들이 많이 찾아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일들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남들이 혼자 하고 싶은 얘기를 워드에다 쓰든 블로그에다 쓰든 내가 알게 뭔가 -_-;; 다만 혼자 논다고 하는 블로그에 남들이 볼거라는 기대심리로 경어체로 이런저런 자극적 포스팅을 해놓고 거기에다가 비평을 하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이중적이고 독단적인 일부 블로거들에 대한 불만일 뿐이다.

결국 결론은… 난 앞으로도 계속 반말로 포스팅할꺼야. 그리고 난 내글을 다른 사람들이 많이 봐주고 댓글도 꼬박꼬박 달아줬으면 좋겠어 -_-;; 욕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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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근영 2008/01/19 19:32

    ㅇ_ㅇ;; 맞습니다..
    한쪽 구석에는 내 블로그 많이 와서 이야기 해줘..라는 심정있어요. 욕만 빼고,,ㅋㅋ

    뭐 미니홈피도 그러는데 블로그라고 안 그러겠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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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달려 2008/01/20 03:24

      저도 가끔 낚시 포스팅을 하고 싶어진다는...

  2. 카푸치 2008/01/20 15:00

    ~다. 이거 반말도 아니고 그냥 평어체 아닌가요...괜히 경어체보다 이게 더 좋던데 저는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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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달려 2008/01/20 16:36

      우선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에도 말투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잖아요.
      평어체로 느껴지는것도 있지만 훈계조의 글도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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