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자가 원하는 것(What
Women wants)]과 같은 영화에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거나 하는 소재는 나왔으나, 자신이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들린다는 것은 상상이 잘 가지 않았었다. 그저 예쁜 여자를 보고 사귀어보고 생각한다거나, 정말 싫어하는 상사앞에서 속으로 욕을 퍼붓는다거나 하는 것이 그대로 상대방에게 들린다고 생각하면…정말 끔찍하다. 영화도 그러한 상상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입사 시험을 휑~한 교실에서 혼자 치는 모습, 그의 생각 한조각에 그날의 매출이 결정되는 사내 식당 주인 아저씨, 그의 생각을 컨닝해서 과장에게 정답을 말하는 인턴이나, 그것을 모두 알고 있는 과장의 모습, 급기야 그가 짝사랑하는 미카에 대한 마음을 접게 만들기 위한 가짜 축제 연출까지. 영화는 만약에 사토라레가 실존한다면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연출하고 있다.
영화의 자세한 스토리는 스포일러니까 패스. 다만 영화는 영화 마지막 부분, 여주인공인 요코의 메일 내용에 함축적으로 나와있듯이 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에 관한 생각을 담고 있다.
요즘 시대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 보이지 않는 일이 많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이것 때문에 괴로워하는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이런 시대가 사토라레들을 태어나게 하는지도...
바로 전에 포스팅한 만화책 보면서 눈물 흘려본 적 있나요에서 밝힌바 있지만, 난 나름 감성파여서 만화든 영화든 보고 눈물 흘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감동적인 장면에서 눈물 흘리는 건 남녀노소하고는 관련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정작 내가 군대시절 내무실에서 후임들의 놀림을 받아가며 눈물 흘리면서 영화를 봤던 이유는, 이러한 참신한 소재나 주제가 아니라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었다.영화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창작물이 그렇겠지만 영화의 클라이막스, 절정은
마지막 부분이다. 사토라레도 마찬가지이다. 할머니의 췌장함
수술을 직접 하게 된 사토미. 뛰어난 실력으로 성공적으로 수술을 진행하였으나 병이 너무 진전되어 더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할머니를 구할 수 없음을, 할머니와의
이별을 기다려야만 하는 현실에 사토미는 절망한다.
할머니, 이대로 닫을게, 미안해, 할머니
그렇게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몰랐다니..이렇게 아플줄은 정말 몰랐어
할머니, 정말 미안해, 이렇게..이렇게 난도질해서
정말 미안해, 할머니, 미안해, 할머니
전혀 몰랐다니...
더 이상 어떻게 손을 써볼수도 없는, 할머니는 어린시절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었지만 자신은 할머니를 구할 수 없는, 할머니에게 수술이 잘 되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할머니에게 모든 진실을 말하고 있는 사토미는 할머니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끝내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린다. 아무도 없는 병원 옥상에서 무릎꿇고 오열하는 사토미.
난 할머니를 구하지도 못했는데...뭐가 고맙다는거야…
할머니…할머니..나한테 고맙다고 하지마. 바로 옆에 있었으면서도 도와주지도 못하고
미안해,할머니. 난 아무것도...할머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해, 할머니. 왜 더 늦기 전에 알지 못했을까..
미안해, 할머니. 정말 미안해, 할머니
미안해...할머니....
아마 당신이 여자친구를 울리고 싶다. 이 영화를 여자친구랑 같이 보면 직빵이다. 남자인 나도 우는데 여자라고 안울쏘냐 -_-;;
그리고 대단원의 마지막 장면. 병원에 남아 할머니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게 된 사토미. 산들거리는 바람에 벚꽃이 휘날리는 어느날, 사토미는 할머니를 등에 업고 산책을 나선다. 이별이 다가온 것을 느끼듯 괜찮다고, 고맙다고만 하는 할머니와 사토미 앞에 아름다운 벚꽃의 향연이 펼쳐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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