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아직 군대에 있었던 나는 이제 막 물병장(병장 1호봉)을 벗어났다고 어린애처럼 좋아하던 철없는 군바리였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군생활에 질릴만큼 질렸던 나는...급기여 동생에게 SOS를 치고야 말았다.
"야...요새 재밌는 책 10권 정도만 추려서 보내보삼"
동생은 그러한 나의 SOS를 바로 처리해주었다. 다행히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동생과 나의 도서에 있어서의 장르 취향은 거의 비슷해서, 동생은 자기에게 재밌다고 생각되는 책만 술술 골라서 나에게 보내주었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는 그 중에 하나이다.
사실 처음 읽으면 이게 무슨 상까지 받을 정도의 책이냐고 반문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얼핏보면 주제없는 꽁트식 줄거리에...그것도 서로 연관된 것도 아닌 글들이 몇가지 수록되어 있을 뿐이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도자기 찾는 여자가 무슨 이야기란 말인가...종소리가 뭐란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이렇듯 책의 진정한 재미를 깨닫지 못한 당시에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하나 있었다. "X세대"라는 글이었다.
작은 출판사에 다니는 겐이치와 출판사에서 발행한 잡지에 과대광고를 실은 완구점 직원인 나오키. 둘은 함께 과대광고에 대해 클레임을 건 고객을 찾아가 사과를 하러 가게 된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두 사람은 각각 이른바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대변하고 있다. 한때는 고시엔에서 우승을 바라볼 정도로 열정적인 시절을 보냈지만 회사에서 상사에게 잔소리나 들으며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겐이치. 업무시간에 개인적인 통화를 함부로 해대는 염치없어보이고 연륜없어보이는 젊은이 나오키. 하지만 이 둘이 서로의 벽을 허물고 가까워지는 과정은 가슴한켠에 뭔가 느끼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나오키의 이 말은 정말 두고두고 다시 읽고 싶은 말이다.
난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다. 특히 "메두조비곰"이라 불리우는 나를 포함한 5명의 패거리는 유독 친목을 자랑한다. 요즘에야 군대다 일이다 뭐다 해서 서로 바빠서 5명이 다 모이긴 어렵지만, 실상은 다 모여도 별로 할게 없다. 우리가 30대 중반이어서 단란주점을 가서 음주가무를 즐길 것도 아니고, 40대 가장인지라 가족들끼리 모여서 같이 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직 앞날이 창창한 20대인 것이다. 고교시절때처럼 그저 모여서 밥먹고 술먹고 게임방 갔다가 당구좀 치고 또 술먹고 노래방 갔다가 찬 새벽바람 맞으며 노가리나 까다 자는 것이 다인 것이다. 하지만 난 그래도 좋다. 다들 다른 애들도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이 있다는 것, 남들이 그나이 먹고 뭐 그렇게 찌질하게 노냐고 놀릴지라도, 하루정도는 고교시절때처럼 찌질하게, 생각없이 놀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게 아닐까.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무리 힘들더라도, 10년에 하루정도라면 무언가 한가지를 위해 바보가 되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것을 위해 하루정도는 바보가 되어보는걸 어떨까?
"야...요새 재밌는 책 10권 정도만 추려서 보내보삼"

사실 처음 읽으면 이게 무슨 상까지 받을 정도의 책이냐고 반문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얼핏보면 주제없는 꽁트식 줄거리에...그것도 서로 연관된 것도 아닌 글들이 몇가지 수록되어 있을 뿐이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도자기 찾는 여자가 무슨 이야기란 말인가...종소리가 뭐란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이렇듯 책의 진정한 재미를 깨닫지 못한 당시에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하나 있었다. "X세대"라는 글이었다.
작은 출판사에 다니는 겐이치와 출판사에서 발행한 잡지에 과대광고를 실은 완구점 직원인 나오키. 둘은 함께 과대광고에 대해 클레임을 건 고객을 찾아가 사과를 하러 가게 된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두 사람은 각각 이른바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대변하고 있다. 한때는 고시엔에서 우승을 바라볼 정도로 열정적인 시절을 보냈지만 회사에서 상사에게 잔소리나 들으며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겐이치. 업무시간에 개인적인 통화를 함부로 해대는 염치없어보이고 연륜없어보이는 젊은이 나오키. 하지만 이 둘이 서로의 벽을 허물고 가까워지는 과정은 가슴한켠에 뭔가 느끼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나오키의 이 말은 정말 두고두고 다시 읽고 싶은 말이다.
하지만 우리, 언제까지나 그런 바보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10년 전에 그렇게들 얘기
했습니다. 그야 물론 세월이 10년 정도 흐르면 다들 일도 할 것이고, 결혼을 했을 수도 있
고, 아이까지 있을지도 모르죠. 중요한 일도 많아지고, 책임도 방해물도, 아무튼 온갖 것들
이 많아질 테지만, 그래도 10년에 하루쯤, 모두 모여 동네 야구를 즐길 수 없는 인생
은 살고 싶지 않다고, 10년에 하루 정도는 야구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바
보스러움을 유지하고 싶다고, 우리 그런 얘기를 했더랬습니다.
했습니다. 그야 물론 세월이 10년 정도 흐르면 다들 일도 할 것이고, 결혼을 했을 수도 있
고, 아이까지 있을지도 모르죠. 중요한 일도 많아지고, 책임도 방해물도, 아무튼 온갖 것들
이 많아질 테지만, 그래도 10년에 하루쯤, 모두 모여 동네 야구를 즐길 수 없는 인생
은 살고 싶지 않다고, 10년에 하루 정도는 야구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바
보스러움을 유지하고 싶다고, 우리 그런 얘기를 했더랬습니다.
난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다. 특히 "메두조비곰"이라 불리우는 나를 포함한 5명의 패거리는 유독 친목을 자랑한다. 요즘에야 군대다 일이다 뭐다 해서 서로 바빠서 5명이 다 모이긴 어렵지만, 실상은 다 모여도 별로 할게 없다. 우리가 30대 중반이어서 단란주점을 가서 음주가무를 즐길 것도 아니고, 40대 가장인지라 가족들끼리 모여서 같이 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직 앞날이 창창한 20대인 것이다. 고교시절때처럼 그저 모여서 밥먹고 술먹고 게임방 갔다가 당구좀 치고 또 술먹고 노래방 갔다가 찬 새벽바람 맞으며 노가리나 까다 자는 것이 다인 것이다. 하지만 난 그래도 좋다. 다들 다른 애들도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이 있다는 것, 남들이 그나이 먹고 뭐 그렇게 찌질하게 노냐고 놀릴지라도, 하루정도는 고교시절때처럼 찌질하게, 생각없이 놀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게 아닐까.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무리 힘들더라도, 10년에 하루정도라면 무언가 한가지를 위해 바보가 되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것을 위해 하루정도는 바보가 되어보는걸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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