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꿈"만" 많은 대학생의 스케치북
 
이제 내일이면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바뀐다. 5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간을 보냈던 노무현 대통령님이 퇴임하고 17대 대통령으로 이명박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게 된다. 내가 노골적인 "노빠"인데다가 과격한 "명박까"인건 사실이지만 여기서 그 얘길 할 생각은 없고...

MBC스페셜, 대한민국 대통령
지난 21일 목요일과 몇시간 전인 23일 2편으로 나누어 방송된 MBC 스페셜 "대한민국 대통령"을 아주 재밌게 봤다. 제대후 자연스레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또한 내가 처음으로 참여한 대통령 선거였기에 특히나 감명깊었다. 베일에 쌓여있었던 청와대와 대통령 관저의 모습도 좋았지만, 특히나 대통령과 이하 직원들의 일상을 바로 곁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대통령님은 간간히 농담까지 던져가면서 허심탄회한 속내를 털어놔 주어 한결 재미있었다.

특히 공감이 갔던 부분은 대통령의 연설문과 행사(회동)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 부분. 군대에서 사단 사령부 인사처에서 일했던 나로서는 사단장과 관련된 일을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수준이나 격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역시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어하나, 조사하나, 어투 하나 선택때문에 수십번 수정을 거치는 연설(발표)문, 참석자 명단 파악부터 다과회 준비, 자리배치 등등...지극히 사소한 것까지 세심하게 준비하고 직전까지 반복해서 확인해야 하는 괴로운 작업들...

다만 의외였던 것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줄곧 비판적이었던 MBC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제 몇시간 뒤면 대통령이 된다)에 대한 날을 세우기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그동안의 고민과 힘들었던 점에 초점을 발판삼아 더 좋은, 더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님도 차기 대통령을 위해 정원길을 닦고, 전세기를 신청하려 하고(하진 못했지만), 이것저것 정리를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무리 미운 후임자라 하더라도(얼마나 미울까) 끝까지 국민을 위해 일해주기를 바라는 너그러운 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역시 아쉬워서일까...아니면 편집을 그렇게 몰아가서 그래서일까...어딘지 모르게 권력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임기말 대통령의 쓸쓸함이 많이 느껴졌다. 영부인과 함께 정원길을 거닐며 이런저런 넋두리를 늘어놓는 대통령의 모습은 역시 쓸쓸함이 묻어나왔다. (내 눈에만 그런가?)

유난히 파란만장했던 대통령
정치에 관심을 가진지는 솔직히 얼마 안되었지만...참으로 파란만장했던 5년동안의 임기였다. 취임하자마자 탄핵사태가 터지고, 한미 FTA, 전시 작통권 환수논란, 평택 미군기지 이전, 임기말 언론개혁, 참여정부의 도덕성 논란(정윤재) 등...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내가 그나마 관심을 가졌던 큰 일 3가지만 적어보자. 순전히 내 관심, 내 관점으로.

가. 대통령 탄핵
한마디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짝짜꿍하고 대통령을 짤라버리려 했던 사건. 당시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위반과 측근비리 의혹을 해명하고 사과를 요구했으니 이를 거부하자, 다수의 힘으로 탄핵안을 강제로 통과시키려 했으나 실패. 그 후 총선이 치러지고 헌재(헌법재판소)까지 가는 공방끝에 유야무야 되었다.

그때만 해도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을때였지만 워낙에 나라가 시끄러웠던 통에 모른체 할 수가 없었다. 국회에서 의장석을 사이에 두고 집단격투기(?)를 벌이던 의원들을 보며 "씨바 저런것들을 정치꾼이라고...X(*&(*^"라고 중얼거렸던 생각이 난다. 물론 돌발영상만 보면 국회의원들 몸싸움하는 거야 손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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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대통령 탄핵, 정당한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 탄핵을 지지하는 한나랑과 민주당에서 한명씩, 탄핵을 반대하는 우리당 유시민 의원과 청와대 홍보수석이 출연했다. 자세한 내용은 다시보기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노빠"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유시민 의원이 "논객"으로서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치밀한 논리와 정연한 화술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압권은 한나라당 의원의 "아무리 그래도 국회의원이 미친놈 소리는 안듣지 않느냐"라는 혼잣말에 "나는 시장통에 가면 그 말을 듣는다"라고 대꾸한 장면. 이 발언은 개인적으로 당시 크게 화제가 되었던 손석희의 "알면서 왜 탄핵하셨습니까"와 함께 2대 명언으로 손꼽고 있다.

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아직 내가 군인신분이던 시절 논란이 되었던 일이다. 쉽게 말해 전쟁이 발발했을시 작전통제권이 미군에 있었던 것을 되찾아오는 것을 두고 벌어진 논란이었다. 당시 북한의 핵실험 사건이 터지면서 그와 맞물려 한반도 안보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던 시기라, 이것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당시 현역군인이었던 나도 직접 국방부에서 하달된 공문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고, 국방일보에서 연일 헤드라인으로 다루어졌었다. 때문에 한미연합사령부와 3개 사령부로 이뤄진 현 조직을 지상작전사령부 / 후방작전사령부(가칭으로 알고 있음)으로 개편하는 내용도 있었고...하여튼 여러모로 시끄러웠다.

당시 대통령의 주도로 전시 작통권을 2012년에 환수받기로 한 것을 두고 전현직 고위장성들이 성명서를 내고 시민연대의 반대가 심했었는데, 이에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격분한 동영상이 화제가 됬었다. 이른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시리즈. 대통령을 비하하는 투가 강하지만 "랩"동영상까지 제작되어 떠돌고... 앞뒤잘라먹고 사실 왜곡하기 좋아하는 언론에 낚인 사람들 많았는데, 사실은 틀리다. 이쯤에서 앞뒤 안잘린 동영상 한번 보자.



지나치게 격분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뺑뺑이 돌린다"라는 직위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말도 튀어나오고(자신도 순간 움찔), 마지막에는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언동은 좀 아니다 싶지만 이 얼마나 통쾌한 발언인가. 그야말로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말씀이다.

다. 언론 개혁(기자실 폐쇄)
["만만한 대통령의 언론 길들이기?"] 라는 포스팅을 통해서도 밝힌 바 있지만, 이렇게 언론의 지지를 받지 못한 대통령도 드물 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강력한 야당의 입 역할을 한 언론의 성향 탓도 있겠지만, 역대 이런 대통령이 있었을까, 앞으로도 이런 대통령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임기말이라 그랬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대통령도 도저히 못참겠다 싶었는지 언론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기자실 폐쇄, 출입증 발급 등의 초강수를 두게 된다. 물론 차기 대통령은 원상복귀시키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쩝)

국민의 알 권리를 운운거리는 주제에 삼성 비자금은 숨기기에 급급하고, 태안반도 사고에서는 "삼성"이라는 단어하나 찾아볼 수 없고, 극단적으로 이명박 뒤에 줄서려는듯한 만평과 기사가 실려있는 신문들을 보면 참 속이 답답하다. 참..언론이 뭔지...

수고하셨습니다.
아직 살아온 인생도 짧고 세상일을 읽을만한 식견도 경험도 부족한 나이긴 하다. 수치경제라고 해야되나... 실제적으로는 경제의 수준이 좋아졌지만 양극화가 심해지는 등 서민경제가 어려워지고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부풀려지면서, 또한 대통령이라는 직위에 어울리지 않는 서민적(?)이고 충동적인 발언 탓에 이룬 업적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님은 정말 소신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던 대통령이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귀향하시면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으실텐데(과연 그렇게 될지는 모르지만), 고생했던 만큼, 고민했던 만큼 평화로운 삶을 누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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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님 지난 5년동안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이 글의 관련글
2008/02/24 23:32 2008/02/2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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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체유심조  |  새 정부에 대한 입장 간단 정리  delete
  1. hyangii 2008/02/25 08:40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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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 아니라 장관이나 국장,청장등.. 고위공무원을 했으면 더 빛을 발했을 지도 모르겠다. 제일 꼭대기에 올라가니 안맞아도 될 온갖 뭇매를 다 맞고, 욕 무쟈게 먹고... 아직 젊으니 대통령직 끝나고도 좋은 활동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카카달려 2008/02/25 14:20 댓글수정 또는 삭제

      어딘지 모르게 유시민이 그런 길을 걷고 있는거 같은데...
      문제는 이번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할거라는데 보수의 근거지
      대구에서 과연 -_-;;

  2. 미리내 2008/02/25 10:08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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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꼭 필요한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제 글도 트랙백 겁니다.

    • 카카달려 2008/02/25 14:21 댓글수정 또는 삭제

      트랙백 감사합니다 *^^*

  3. 세레 2008/02/26 22:14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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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스페셜…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기록관하시는 분이, 대통령의 메모 한장까지도 세심하게 챙기는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 카카달려 2008/02/27 18:35 댓글수정 또는 삭제

      역시 대통령은 뭐가 틀려도 틀린게지...

  4. rince 2008/02/29 00:04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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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정말 멋진 대통령이었죠... ^^

    • 카카달려 2008/02/29 00:16 댓글수정 또는 삭제

      이렇게 뒤가 깨끗하고 가는 모습이 아름다운 대통령은 처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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