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즐긴 것은 중2때 친구랑 게임방을 갔을 때였다. 당시 게임방은 막 걸음마 단계여서 오늘날과 같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금연석과 흡연석이 구분되어 있는 것과 같은 좋은 환경들은 아니였다. 사람들은 소리지르고 담배연기는 자욱해 화생방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었고 당시 난 스타의 "ㅅ"도 모른 상태에서 친구랑 1:1을 했다가 친구의 리버드랍에 원배럭 마린으로 깝쭉때다가 관광버스를 탓었다.
아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WWI 2007에서 스타크래프트 2의 시연회가 있었드랬다. 시연 당시만 해도 난 말년병장이긴 해도 일단은 현역 군인이였기 때문에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다음날 아침 뉴스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뉴스를 보고서 아...스타크래프트 2의 시연회가 지상파 뉴스에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 E-Sports가 성장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드랬다. 그 이후 스타2에 대한 소식을 접하지 못하다가, 말년휴가를 나와서야 시연회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 배틀크루져 모델링이...어째 빈곤해 보인다
뭐 딱히 놀라거나 감흥을 받지는 않았다. 그래픽이야 세밀하고 만화적인 느낌이 강한 전형적인 블리자드풍이긴 했지만 요즘 나오는 게임들에 비하면 오히려 떨어진 듯한 퀄리티였고, 원래 난 게임에서 그래픽은 어느정도 수준만 되면 그리 신경쓰지도 않는다. 종족이 추가되지 않은 것은 다소 실망스럽긴 했지만, 워낙 신유닛이 많이 공개되어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었고, 생각보다 개발이 많이 진척된 듯 보여 그런 기대를 더욱 증폭시켜 주었다. 게다가 몇일전에는 게임메카를 통해 최초로 테란 유닛과 건물들이 공개되어 스타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 테란의 신유닛 토르. 오른쪽은 마크로스 제로에 나오는 메카닉. 둘이 닮았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인가?
15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거쳐온 스타를 즐겨오면서, 많은 유저들이 불편한 점을 느끼고, 이러한 점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픽, 배틀넷 서버의 불안정성, 게임성과 같은 소위 큰 틀에 관련된 것도 있었을 테고, 소소한 바램도 있었을 것이다. 나도 10년가까이 스타를 즐겨운 유저로서, 스타2가 더욱 재미난 게임으로 완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스타에게 바라는 몇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1. 유닛 밸런스를 맞추면서 종족 특성까지 살려주길.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다. 스타뿐만 아니라,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이라면, 아니 더 나아가 모든 게임은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면 유저들의 외면을 받게 마련이다. 스타가 세계적으로, 특히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바로 다양한 유닛들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밸런싱이 그 일등 공신 아니었는가. 그 다양한 유닛들이 만들어내는 밸런스가 10년을 바라보면서도 아직까지 E-Sports가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였을까.

▲ 프로토스 신유닛 모선. 캐리어를 대체할 새로운 결정 유닛이 될 수 있을것인가.
WWI 시연회부터 테란 신유닛 공개까지 저그를 제외한 두 종족의 공개를 거치며 줄잡아도 10개 이상의 신유닛이 소개 되었다. 물론 유닛이 다양하면 그만큼 활용하는 재미가 늘고, 자연스레 게임하는 재미도 늘어날 것임은 당연하다. 하지만 내가 우려하는 것은 유닛이 지나치게 다양해지면 종족의 특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근접형 공격, 원거리 공격, 지상공격, 공중공격과 같은 각기의 유닛이 지는 특성이 있다고 봤을떄 유닛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종족간의 유닛 특성은 사라지고, 또한 종족간의 유닛 밸런스도 더욱 맞추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물론 블리자드의 능력이라면 그러한 나의 우려를 어느정도 불식시켜줄 거라 믿고 있지만, 언제나 그러한 우려가 게임에 대한 호기심, 나아가 호감으로 작용하는 원동력이니까.
2. 한국팬들에 대한 특전 & 배려는 어느정도로?
까놓고 말해 한국이 없었다 해도 스타크래프트로 인해 블리자드가 손해를 보진 않았을 것이다. 한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스타크래프트는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었으니까.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겨 폭발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한국팬들의 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디아블로 뿐만 아니라 스타크래프트까지 한국팬들 덕분에 큰 이익을 보고 있는 블리자드가 스타2를 제작하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못할리가 없다.

▲ WWI시연회 동영상에서의 "현역" 두글자는 블리자드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게임의 완전한 한글화, 한국 성우 기용을 통한 한글 음성 제공, 한국팬들만을 위한 각종 이벤트 정도일 것이다. 우선 게임의 한글화는 환영할 만한 일이나, 제발 유닛 이름까지 한글화하지는 말아주길 바란다. "가디언"을 "수호자"라고 한다거나..."마린"을 "해병대"라고 한다거나..."고스트"를 "유령"이라고 한다거나 하는 짓은 좀 자제해 주었으면...뭐 개인적은 취향이지만. 한국 성우 기용만 해도 그렇다. 난 개인적으로 음성은 원작대로 영어 음성으로, 자막을 한글 음성으로 하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하여튼 뭐...블리자드에서 알아서 잘 하겠지. 왜냐고? 우리가 안사주면 개네들 돈 못벌거거든 ㅋㅋ.
3. 배틀넷에 관련된 것들
오늘날의 스타가 있었던 것은 배틀넷이라는 전세계의 유저를 상대로 게임을 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초기에 배틀넷에 비하면야 오늘날에는 서버도 많이 안정화 되었고(그래도 문제는 많다) 한글화도 구현되었으나 그래도 요즘 배틀넷을 해보면 불편한 점은 물론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 이게 뭐니 이게... (배경은 이연희)
친구에게 한글로 귓말을 보냈을때 인코딩 문제 때문인지 한글이 깨져서 나온다든가, 한꺼번에 많은 유저가 방에 조인할 경우 네트워크 에러가 발생하면서 튕기고 나면 한동안 접속이 안된다든가, 실수로 윈도우키를 눌러 바탕화면으로 나갔다 오면 해상도 차이때문인지 화면이 이상해 진다든가,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게임에서 나갈 경우 스코어보드가 나오지 않고 화면이 블랙아웃해버린다든가 하는 문제는 더이상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또한 워크래프트3를 즐기는 유저들이 사용하는 배틀넷 시스템의 기능도 가져와 주었으면 좋겠다(블리자드가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연히 그렇게 하겠지만). 친구 관리 시스템, 귓말 시스템, 전적 관리 시스템, 자동 조인 시스템과 같은 기능은 그리 어렵지 않게 스타2에도 포함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 너네 한대씩 맞고 싶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제발 배틀넷을 유료화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ㅠ.ㅠ. 과금제도를 어떻게 할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돈을 내고 배틀넷을 즐겨야 한다는 자체가 한국 유저들에게는 큰 부담이자 반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마디로 이런 생각이 먼저 들지 않을까. "X발, 우리가 팔아준게 얼만데 돈을 받고 배틀넷을 하라니..이런 배은망덕한 것들 -_-;;" 쩝 나만 그런가?
4. 지나치게 편리한 인터페이스는 사양입니다.
스타를 잘 할 수 있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전략, 컨트롤, 생산력, 자원력 등등. 많은 요소가 있을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인데, 난 너~~무 편리해도 재미없어지는게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건물 위치를 통해 일꾼의 동선을 강제함으로서 자원력을 높인다든가, 굳이 생산건물을 한꺼번에 부대지정을 못하게 해서 따로따로 찍게 만든다든가 하는 워크에서도 구현되었던, 구현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기능들을 굳이 구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 이런 컨트롤 "진형" 클릭 한번으로 된다고 하면 웬지 재미없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난 워크를 좋아하지 않는다. 스타에 길들여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섬세한 컨트롤과 사냥을 통해 키운 영웅끼리의 화려한 스킬대결, 상성대결보다는 대규모 물량끼리가 맞부닥치는 순간의 희열과 강렬함이 나에겐 더 좋기 때문이다. 스타2에서도 워크보다는 스타1의 대규모 전투의 느낌을 잘 살려주었으면 좋겠다.
▲ 누가 뭐라해도 스타의 꽃은 대규모 전투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스타를 자주 즐기는데 게임을 이기면 리플레이를 저장해서 사이트에 올려놓고는 두고두고 놀려먹곤 한다. 그래서 우리끼리의 스타 경기때는 피가 튀길 정도로 열기가 대단하다 -_-;; 그래서 리플레이를 자주 보는 편인데 리플레이에서 몇가지 구현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
우선 임의 선택 재생. 무슨 말이냐고? 한마디로 지금 리플레이를 보면 무!조!건! 처음부터 봐야한다. 뒷부분만 보고싶으면 16배속으로 높여서 좀 기다렸다가 봐야 한다. 따라서 곰플레이어로 동영상 볼때처럼 보고싶은 부분부터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며 좋겠다. 이건 뭐 아예 리플레이를 동영상으로 만들라는 말 같아서 좀 부리한 부탁 같긴 하지만서두... 만약 이게 되면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기능까지 어떻게 안될까? 쿨럭 -_-;;
그리고 리플레이 통합관리 기능. 한마디로 현재 bwchart라는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기능, 혹은 그 이상을 아예 게임에 포함시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뭐 안돼도 bwchart가 있으니까...근데 이 프로그램 요즘 업데이트 되고 있나 모르겠네 -_-;;
어쨋든 스타2에 바라는 점을 두서없지만 주절거렸는데...하여튼 최대한 재밌는 게임으로 출시되었으면 좋겠다. 정품사서 재밌게 해줄테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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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의 신유닛 토르를 보고 마크로스를 제로를 생각하기엔 무리네요.
이미 배틀테크 세계관에서 메크의 디자인이 대부분 저런 스타일이죠.
2족보행에 팔엔 레이저,기관총류 무기 어깨엔 다연장 로켓,운전석쪽 대가리는 비행기 콕핏같고
http://images.google.co.kr/images?q=mechwarrior&ie=UTF-8&oe=UTF-8&rls=com.ubuntu:en-US:official&client=firefox&um=1&sa=N&tab=wi
다른 여러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거니 이젠 흔한 디자인이라고 볼 수도 있죠. 멕워리어2 구입하고 밤새 두근거리면 게임하던 기억이여..
배틀넷은 뭐... 이전 워크레프나2나 디아블로1에서 부터 넷플레이에 신경을 썻고 한국에서 최근엔 WOW로 돈 좀 벌어들였으니 국내에서 팔아치우려면 배틀넷이 성공해야 한다는건 알고 있을껍니다. 처음부터 2바이트 언어를 고려했으면 게임상 한글표현도 문제가 없을테고구요.
잘하면 음성챗도 제공하지 않을까요? fps류보다 반응속도가 느린 게임이니깐 집어넣기도 쉽구요..
예전부터 콘트롤은 블리자드 게임이 가장 쉬운 콘트롤을 제공했죠.
마우스 왼쪽버튼 선택, 오른쪽버튼 행동. 거기에 좀 더 고수를 위한 단축키를 집어넣었고.
너무 변화가 없어서 실망할 분들이 있을까봐 걱정입니다.
전 스타보다는 워크는 영웅이나 마법으로 c&c응 크기때문에 더 좋아합닏.. 글쓴이께선 물량이 많아서 좋다고 했지만 다른 게임하다가 스타해보면 스타의 제한된 유닛수가 너무 적어서 문제죠.
뒷산에서 조그마한 소대 몇 개 이끌고 싸움질하는 기분이랄까? 오래된 게임이고 그때 시스템 사양때문에 제한이 큰거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요즘이라면 사양도 좋아저 몇 개 중대급 몰고 싹쓸어버릴 그걸걸 기대하고 있어요.. 근데 이거 이전 스타와의 이질감때문에 이렇게 해줄지가 걱정.
제일 큰 문제는 요즘엔 게임 불감증으로 2년째 게임을 안하고 있다는거.. ㅜ.ㅡ
고견 감사합니다. ㅋㅋ 게임 많이 하세요 ㅋㅋ